기사입력 2019-02-17 18:53:09
기사수정 2019-02-17 17:29:51
55년 만에 ‘金 위원장 국빈방문’ 주목 / 北 김창선, 공장주변 시찰 목격 / 국빈방문 땐 숙소 영빈관 유력 / 박닌성·하이퐁 등 방문 가능성 / 싱가포르·中 이어 첫 국빈방문국 / “양국, 외교관계 완전 복원 의미” / 김정은, 정상국가로서 면모 과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취임 이후 사상 첫 베트남 국빈방문이 공식화되는 분위기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예정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즈음해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이 이뤄질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외신의 보도대로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이 이뤄지면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이 1958년, 1964년 두 차례 베트남 하노이에서 호찌민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지 55년 만이다. 이는 북한이 2018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외부와의 소통을 재개한 후 또 하나의 진전이라고 볼 수 있다.
16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5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응우옌 푸 쫑 베트남 주석과 회담을 갖는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팜 빈 민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의 방북 뒤 양국이 “견해일치를 봤다”는 표현을 썼지만 국빈방문 확정 여부와 날짜는 발표하지 않았다. 27일 북·미 정상회담 전 김 위원장이 베트남 국빈방문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외교 당국에 따르면 여전히 일정은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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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전을 전담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하노이를 방문해 베트남 정부와 의전, 경호에 대해 논의 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17일 오후(현지시각) 김 부장이 묵고 있는 숙소인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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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빠져나가는 北 김창선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전 등을 준비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이 16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묵을 예상 숙소 중 한 곳으로 거론되는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 방문을 마친 뒤 차량을 타고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
국빈방문 성사 시 김 위원장의 동선은 북·미 정상회담 의전 협상 담당자인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사전 동선으로 예측해 볼 수 있다. 김 부장은 16일 하노이 도착과 동시에 베트남 외교부 마이 프억 중 의전국장, 팜 사오 마이 동북아국장 등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을 만났다. 이후 숙소 점검에 나섰다. 김 부장이 들른 5성급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과 멜리아 호텔, 인터콘티넨털 웨스트레이크 호텔 중 하나가 김 위원장의 숙소가 될 가능성이 높다. 김 부장이 앞서 들른 베트남 영빈관 역시 후보지다. 특히 국빈방문 시에는 영빈관을 숙소로 쓸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김 부장은 17일엔 베트남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공장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일부 언론은 전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측은 이날 김 부장이 자사의 공장을 방문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 같은 입장과 별개로 김 위원장이 2월 말 베트남 방문 기간에 파격적으로 삼성전자 현지 공장을 시찰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외신은 김 위원장이 하노이 인근 박닌성의 생산기지와 하노이 동쪽 항구도시 하이퐁 등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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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북부 박닌성에서 가동 중인 삼성전자 휴대전화공장 전경 모습.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베트남은 북한이 체제 수립 이후 소련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외교관계를 맺은 나라이지만, 베트남전쟁 당시 미국을 공동의 적으로 두고 싸웠다가 미국과 베트남의 수교를 맺자 일부 소원해진 측면이 있다”며 “이번 국빈방문은 베트남과 북한의 완전한 외교관계 복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며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국빈방문이 성사되면 네 차례 찾은 중국 방문 이후 베트남은 그의 첫 국빈방문국이 된다. ‘도이머이’로 불리는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북한의 모델로서 공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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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北 일행 기다리는 취재진들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열흘 앞둔 17일 취재진이 베트남 하노이의 정부 게스트하우스 앞에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 일행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측과 의전·경호 협상 차 전날 하노이에 도착해 이곳에 짐을 풀었던 김 부장 일행은 이날 오전 박닌성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 일대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연합뉴스 |
북한과 베트남 정부는 아직 공식 국빈방문을 공표하지 않았다. 외교소식통은 “국빈방문이 북·미 정상회담 전이 될지, 후가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정상회담 전 김 위원장이 국빈 일정을 수행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