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2-18 09:50:16
기사수정 2019-02-18 09:55:47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큰 전쟁에 근접했었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 측은 잇달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의 남편 조지 콘웨이가 트럼프 대통령 비판에 합류했다. 변호사인 조지 콘웨이는 1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건강 검진 필요성을 제기했다. 콘웨이는 “미국이 핵무기를 가진 국가와 ‘제3차 세계대전’을 할 뻔했다고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의 정신 건강 상태를 의심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지 콘웨이의 부인 켈리앤 콘웨이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선 후보 시절보다 보좌해온 트럼프 이너 서클의 핵심 멤버이다. 콘웨이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릴 때마다 전면에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의 국정 전반에 개입하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힌다.
그러나 그녀의 남편 조지는 부인의 입장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조지는 지난해 11월 9일 뉴욕 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당시 법무장관을 해임하고, 매슈 휘태커 직무대행을 임명한 것은 위헌이고,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남편의 이런 주장에 부인 켈리엔이 ABC 뉴스에 출연해 “조지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적합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조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전쟁을 막았다고 주장하자 그의 정신건강 상태가 의심스럽다고 신랄한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미국의 언론 매체 ‘마더 존스’(Mother Johns)는 이날 “트럼프는 그동안 콘웨이 변호사가 자기 자신을 홍보하려고 시도해왔다며 그의 비판을 무시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핵심 측근 남편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의 정신 건강 상태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 결코 모양새가 좋은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과 큰 전쟁 개시에 아주 근접했다고 말했었다고 주장했다. 뉴욕 타임스는 17일 “오바마 정부의 참모진 누구도 대북 군사옵션을 논의한 기억은 없었다고 한다”면서 “과연 북한과의 전쟁에 근접했던 시점이 있었는지 기억하는 인사가 아무도 없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을 지낸 벤 로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를 경고하긴 했지만, 무력사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로즈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위협에 관해 언급했으나 이것은 전쟁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존 브레넌도 NBC 방송에 “오바마가 크든 작든 북한과의 전쟁을 시작하기 직전에 있었던 적이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