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가 실시간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의 불법성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하자,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 모회사인 쏘카 이재웅 대표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쏘카는 지난 18일 입장 자료를 내고 "VCNC는 일부 근거 없는 무차별적 고발 행위에 대해 무고죄, 업무방해죄 등 법적 조치를 고려한 강력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쏘카는 "타다는 적법한 플랫폼"이라며 "지난해 10월 타다 시작 이후 서울시와 국토교통부에서 언론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공표한 바 있다"고 말했습니다.
쏘카는 타다의 적법 여부에 대한 서울시의 지난 11일자 민원회신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이 회신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 제18조에 따르면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의 렌터카를 빌리는 경우에는 운전기사의 알선이 가능하게 되어 있다"며 "타다 서비스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주관부처인 국토부에서 운영을 승인한 상태로 현재로서는 적법한 영업행위"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VCNC는 타다의 드라이버와 이용객 보호를 최우선으로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면서 "8만여 드라이버가 타다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 기회를 살리고 있다. 30만 고객이 타다를 통해 필요한 이동을 해결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타파라치(타다 파파라치) 등 타다에 대한 의도적인 접근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는데요.
◆"쏘카 이재웅 대표 뿔났다"…택시업계에 강력 법적 대응 예고
앞서 차순선 서울개인택시조합 전 이사장과 전·현직 조합 간부 9명은 지난 11일, 이 대표 등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습니다.
이들은 타다가 운전자를 고용해 11인승 승합 렌트카에 의뢰해 여객을 운송함으로써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4조와 제34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요.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서비스 시작 이후 일반 택시보다는 요금이 20% 정도 비싸고, 9인승 대형택시와 모범택시 보다는 저렴해 4개월 만에 회원수 30만명을 넘긴 타다에 대한 높은 인기에 위기감을 느낀 택시업계가 적극 공세를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1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공유경제는 충분히 활성화해야 하는 것들이지만, 기존 이해관계자의 반대라는 현실을 고려하지 않으면 도입이 어렵다"고 밝혔는데요.
이 대표는 "이해관계자들의 대타협이 우선이라는 홍 부총리의 발언은 너무나 비상식적"이라며 "'사회적 대타협 기구'에 택시 4단체와 카카오, 더불어민주당, 국토부가 참여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택시 이용자(소비자)가 빠진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세계적인 모빌리티 혁신 추세에 맞춰 등장한 실험이 기존 업계 저항에 밀려 제대로 발도 못 뗀 상황에서 논의의 본질이어야 할 이용자 편의는 거론조차 되지 않은 채 택시요금만 올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한 전문가는 "설령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는 당사자 간에 타협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단기적 처방일 수밖에 없다"며 "가장 중요한 당사자인 소비자가 빠져 있다. 소비자를 대변하고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야 할 정부와 국회는 뚜렷한 방향 제시도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습니다.
◆택시단체 "승차공유 플랫폼 사업자의 불법 택시 영업 중단하라"
택시 단체들이 승차공유 서비스를 '불법 택시영업'으로 규정하고 영업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불법 카풀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불법 카풀 추진하는 정부·여당 규탄대회'를 열고 "카카오 카풀은 일시적으로 중단했지만 풀러스, 타다 등이 아직 근절되지 않았다"며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플랫폼 사업자들의 불법 택시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바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소집해서 불법 카풀의 근거 조항인 여객법 81조를 개정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연합회, 전국택시연합회 등 택시 4개단체 소속 택시 관계자 600여 명이 참석해 "택시 가족 다 죽는다 여객법 개정하라", "열사정신 계승하여 카풀사업 척결하자" 등의 구호를 외쳤는데요.
이들은 결의문에서 "정부와 여당이 상업적 카풀 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30만 택시 종사자와 100만 택시 가족 일동은 불법 카풀 앱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생존권 사수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카풀앱 등 불법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는 택시가족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근절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결의했습니다.
◆택시·카풀 TF "승차공유 서비스 의제 아냐…논의하지 않을 예정"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전현희 의원은 20일 "가급적 2월 내에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2월 말까지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가급적 마무리하겠다는 취지의 말씀을 하셨고, 그렇게 노력을 하는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는데요.
그는 "가시적 성과가 도출돼야 하는데 아직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택시·카풀 업계가 참여하는 비공식 당정협의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전한 뒤 "다음주 초 공식적인 회의를 할 예정인데, 어느 정도 성과가 있어야 (공식 회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는데요.
그는 "현재 타결돼 가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택시업계는 승용차 카풀 전면 금지 주장만을 내놓고 있다. 내실 있는 진전은 거의 이뤄지지 못했다"고 어려움을 설명했습니다.
택시 단체들도 영업 금지를 요구하고 있는 승차공유 서비스에 대해선 "의제로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이 문제는 여기서 논의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택시요금 인상, 승차거부 사라질까? '글쎄'
지난 16일 오전 4시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800원 인상됐는데요.
택시업계는 요금 인상으로 인한 비판 여론을 우려해 승차거부 근절, 심야 승차난 해소 등을 약속했지만, 심야시각 시내 번화가에서는 여전히 택시 잡기가 쉽지 않은 모습입니다.
택시기사들 역시 "요금 인상으로 인한 서비스 개선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한 법인택시 기사는 "기본요금이 800원 올랐다고 해서 평소에 승차거부하던 사람이 갑자기 승차거부를 안 하진 않을 것"이라며 "택시기사 완전 월급제를 시행하든가 아니면 기본요금을 크게 올려야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요금 인상 첫날인 16일에는 새로운 요금을 반영한 미터기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혼란도 있었는데요.
이에 서울시는 일단 모든 택시에 새 요금 환산액을 적은 A4용지 크기의 '요금 변환표(조견표)'를 비치했습니다.
미터기에 기존 요금이 찍히면 기사가 변환표를 보고 새 요금과의 차액을 기기에 손으로 입력하면 승객이 결제하라는 것입니다.
제도 시행 초기인 데다 방법도 번거로워 기사와 승객 모두 당분간 불편이 예상됩니다.
시는 "이달 28일까지 7만2000대를 모두 교체하고, 이 기간 승객에게 요금 인상 사실을 친절하게 안내하도록 기사들을 다시 한번 교육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터기 교체는 요금계측기 제작·수리업체 60여 개가 현장에서 요금계측기를 뽑아 기본요금과 거리요금을 수정한 뒤 다시 부착하는 방식입니다.
2009년과 2013년 요금 인상 때도 비슷한 절차를 밟아 현장에서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승차공유실험 기득권 저항 등에 밀려 표류…정부 수수방관 속에 승객 편의는 뒷전
앞서 서울시는 지난 14일 승차거부가 잦은 택시업체 22개에 대해 운행정지 처분을 내렸는데요. 승차거부 없는 택시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시는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해 시내 254개 택시사업자와 맺은 운수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한 협약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인데요. 운수종사자의 열악한 처우가 곧 승차거부 등으로 연결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다만 단속 강화만으로 승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미 승차공유 서비스는 피해갈 수 없는 대세인데다, 기술 발전에 따라 관련한 새로운 상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택시업계가 서비스를 개선하지 않으면 위기는 고착될 수밖에 없는데요.
더 큰 문제는 최근 타다와 택시업계간의 갈등에도 정부는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의 수수방관 속에 카카오 카풀에서 촉발된 택시업계와 ICT 기반 승차공유업계 간의 갈등이 더욱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승객들의 편의는 뒷전으로 밀린 듯해 뒷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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