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2-21 21:25:49
기사수정 2019-02-21 21:25:47
호날두·메시 13시즌 진출 불구/소속팀 나란히 16강 1차전 부진/2차전서 반드시 이겨야 ‘턱걸이’
클럽축구 최고 축제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는 매년 시즌 초반 조별리그를 통해 분위기를 달군 뒤 2월부터 재개되는 16강을 거쳐 8강이 되면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다. 당연히 이때쯤은 그해 최고의 팀과 선수들만이 살아남아 있게 마련이다. 오랫동안 8강 생존자 중에는 축구스타 두 명의 이름이 반드시 끼어 있었다. 바로 축구팬들로부터 ‘신’으로 추앙받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유벤투스)와 리오넬 메시(33·FC바르셀로나)다. 2005~2006시즌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3시즌 동안 이들이 속한 팀들은 반드시 대회 8강 이상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호날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5번 정상에 올랐고, 메시도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4번 우승컵을 들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축제의 절정에서 이들 중 누군가를 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두 선수의 소속팀이 16강에서 나란히 부진하며 8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 중 호날두가 올 시즌부터 뛰고 있는 유벤투스는 21일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18~2019 UCL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에 0-2로 완패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에는 UCL 중요 경기마다 AT마드리드의 발목을 잡아온 호날두이지만 이날만큼은 상대에게 발목이 잡혔다. 호날두는 전반부터 중원과 최전방을 오가며 수비진에 균열을 내려고 시도했지만 유럽 최정상급인 AT마드리드 수비진을 뚫는 데 끝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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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자실 유벤투스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1일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AT마드리드와의 2018~2019 UCL 16강 1차전 원정경기에서 득점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마드리드=EPA연합뉴스 |
오히려 후반 중반 이후 디에고 코스타(31), 앙투안 그리즈만(28), 알바로 모라타(27) 등 AT마드리드 공격수들이 여러 번 역습 기회를 잡았고, 유벤투스는 상대 실수와 VAR를 통한 골 취소 등 여러 행운 속에 힘겹게 0-0 균형을 이어갔다. 하지만 결국 후반 33분과 후반 38분 중앙 수비수인 호세 히메네스(24)와 디에고 고딘(33)에게 연달아 세트피스 골을 허용하며 0-2로 무너졌다.
이 패배로 올시즌 UCL 우승 1순위로 꼽히던 유벤투스는 오히려 16강 탈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다음달 13일 벌어지는 2차전에서 3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8강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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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리오넬 메시(왼쪽)가 20일 프랑스 리올 그루파마 스타디움서 열린 리옹과의 UCL 16강 1차전에서 상대팀 선수의 견제 속에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리옹=AP연합뉴스 |
호날두만큼 막바지로 몰리지는 않았지만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은 또 다른 ‘축구의 신’ 메시도 마찬가지다. 메시가 이끄는 FC바르셀로나는 하루 전인 20일 프랑스 리올 그루파마 스타디움서 열린 리옹과의 16강 1차전에서 득점없이 0-0으로 경기를 끝마쳤다.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비롯해 루이스 수아레스(32), 우스망 뎀벨레(21), 조르디 알바(30) 등 스타들을 총출동시켜 상대적으로 전력이 떨어지는 리옹을 밀어붙였지만 효율성 떨어지는 단조로운 공격이 이어지며 끝내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이로써 원정골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 UCL에서 원정 1차전 득점에 실패한 바르셀로나는 2차전에서 훨씬 불리한 입장에서 경기를 펼치게 됐다. 3월14일 예정된 2차전마저 0-0이 되면 연장전과 승부차기를 벌여야 하고, 1-1 이상으로 비길 경우 리옹의 승리로 끝난다. 메시와 바르셀로나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2차전 승부에 나설 수밖에 없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