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2-24 19:49:50
기사수정 2019-02-24 22:00:03
환경부 휴일에 반박자료 내/환경부 “세종·공주·죽산보 해체/ 900억 들지만 유지비는 1700억”/“건설 공사에 3800억원 들이곤/
또 1900억원 써 해체” 지적 해명/ 편익 환산 금액 정당성 의문에/ 기획위 전문가 자격 비판 이어져
금강과 영산강 3개 보를 해체 혹은 부분 해체해야 한다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 제안을 둘러싸고 해체·유지 비용부터 편익 측정, 전문가 자격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환경부는 24일 배포한 자료에서 금강 세종보·공주보, 영산강 죽산보를 해체하는 데는 898억원이 들지만, 유지하는 데는 최대 1668억원이 든다고 추산했다. 이날 자료는 3개 보 공사에 3800억원들 들여놓고 1900억여원을 다시 들여 해체한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기획위 발표 후 5개 보에 연결된 이수·치수 시설 정비 비용과 해체 비용 등을 더하면 1909억5000만원이 필요하다는 추정이 제기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세종보, 공주보, 죽산보 3개를 40년간 유지하는 경우 보 유지관리에만 988억4000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종보 83억원, 공주보 572억6000만원, 죽산보 332억8000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수질·생태 개선 기회비용까지 고려하면 총비용은 1688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3개 보를 해체할 경우 드는 비용은 897억5000만원으로, 유지비에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해체비용은 세종보 114억7000만원, 공주보 532만8000만원, 죽산보 250만원이라는 계산이다. 환경부는 “공정한 경제성 분석을 위해서는 보를 현재 그대로 유지할 때의 비용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해체하는 것이 오히려 세금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고 기획위 제안을 옹호했다.
기획위가 보 해체에 따른 수질·생태 편익을 금전적으로 환산한 금액이 정당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남는다. 3개 보의 수질·생태 편익은 2585억1000만원으로, 전체 편익(3782억8000만원)의 68.3%를 차지한다. 해체 결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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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의 자연성 회복 방안을 추진해온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의 홍종호 공동위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금강과 영산강 5개 보 처리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에 기획위는 국민이 수질·생태 개선을 위해 얼마나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설문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금전적 가치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수질·생태 편익 산출에 적용한 ‘선택실험법에 기반한 지불의사법(WTP: Willing To Pay)’은 수질·생태 서비스 증진에 대한 경제적 가치 선정의 잣대로, 학계와 실무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법론”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11월 출범한 기획위가 3개월 만에 3개 보 해체 방안을 내놓은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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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 다시면 죽산보 아래로 영산강이 흐른다. 연합뉴스 |
이에 환경부는 “2017년 6월부터 보를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모니터링하며 실측 자료를 확보했다”며 “축적된 자료를 토대로 조사·평가했으므로 의사결정 기간만으로 논의 전체가 불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모니터링 기간이 길수록 보 처리 방안 마련의 근거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지만, 유지·관리에 비용이 과다하게 추가 소요된다”며 “일부 유역의 수질 및 생태계 악화가 지속하는 것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기획위 민간위원에 4대강 사업 반대론자가 다수 포함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획위 및 분과별 전문위원회 민간위원은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관계 부처·학계·시민사회단체 등 각계 추천을 받고, 분야별 대표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해 균형 있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