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지난해 2.9% 성장…“트럼프 감세에도 3% 달성 실패”

미국 경제의 분기 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2.9% 성장률을 기록했다. 잠재성장률보다는 높은 성적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대적인 감세를 강행하며 약속했던 3% 달성엔 실패했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6%(계절조정 연율 환산)를 기록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전문가들의 예상치(2.2%)를 비교적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미 언론들은 “우려했던 것보다는 높은 성장률”이라고 평가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1분기 2.2%에서 2분기 4.2%로 껑충 뛰었다가 3분기 3.4%, 4분기 2.6%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2017년 말 의회를 통과한 대대적인 감세의 ‘반짝 효과’가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민간소비와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둔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지표는 속보치와 잠정치를 통합 조정한 것이다. 미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최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속보치 발표가 늦어진 탓이다. 작년 연말의 셧다운도 분기 성장률에 0.1%포인트가량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2.9%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제전문가 아이언 셰퍼드슨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다음 달 말 확정치에서 4분기 성장률이 상향조정될 수는 있지만, 연간으로 3%대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 첫해인 2017년의 2.2%보다는 높아지면서 3%에 육박하는 양호한 성적표를 내놓은 셈이지만, 대대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를 내세우며 약속했던 3% 성장률 달성에는 실패한 것이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의 최고치(2005년)와 동일한 수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5년 이후로, 미국의 성장률은 줄곧 3%를 밑돌았다 C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약속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올해 성장률은 2%대 초중반에 머물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앙은행인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2.3%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당장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대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사진=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