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냄새나잖아" 고객 항의에 화장실에서 끼니 해결하는 청소 노동자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안 줄 수 있으니까요"

오전 청소를 마치고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낸 청소 노동자는 곧바로 미리 챙겨온 가방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가 화장실을 찾은 이유는 단 한 가지, 바로 점심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식사하기에 비위생적이고 냄새도 나지만 건물 방문객들의 항의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지난 18일(현지 시간) 대만 매체 ET투데이는 홍콩 야우짐웡 구에 있는 번화가 웡곡의 한 건물에 있는 화장실에서 찍힌 사진 한 장을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건물을 찾았다가 충격을 받은 홍콩 시민이 SNS에 올린 것이다.

공개된 사진에서는 세면대 앞에 의자를 놓고 식사를 하는 중년의 청소 노동자가 보인다.

당시 청소 노동자는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화장실을 찾아 겨우 끼니를 때우는 중이었다.

그가 이렇듯 화장실에서 식사해야 했던 이유는 방문객들이 종종 건물 내에서 음식물 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넣었기 때문이라고.

별다른 휴게 공간이 마련되어있지 않았던 탓에 그는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시간대에 화장실에서 주로 끼니를 해결했다.

화장실에서만큼은 조용하게 밥 먹을 수 있고, 도시락에서 나는 음식 냄새도 화장실 악취에 금방 가려졌다.

사진을 찍은 시민은 "홍콩의 국민 의식이 어떻게 이 지경이 됐나"며 개탄했다. 그러면서 "화장실에 들어서자마자 황급히 도시락을 치우시려는 것을 얼른 막았다"며 "당장 해드릴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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