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마지막 생존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 별세

'광주·전남지역 마지막 생존 위안부 피해자였던 곽예남 할머니가 끝내 숨을 거뒀다. 향년 94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쯤 곽 할머니가 별세했다.

이로써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2명으로 줄었다. 곽 할머니의 빈소는 전주병원 장례식장 VIP실 별관 특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4일 오전 9시며 장지는 천안 망향의동산이다.

곽예남 할머니. 광주나비 제공
1925년 전남 담양에서 2남 4녀 중 3녀로 태어난 곽 할머니는 만 열 아홉살이던 1944년 뒷산에서 나물을 캐다가 일본군 순사에게 폭력적으로 연행됐다.

곽 할머니는 중국으로 끌려가 1년 반 동안 위안부 생활을 하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 곽 할머니는 일본의 패전으로 풀려났지만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이 집 저 집을 다니며 구걸하며 살아오다, 중국에서 정착해 60여년을 살았다. 이후 한 방송사의 공익프로그램과 한국정신대연구소의 도움으로 2004년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힘든 삶이었으나 온 힘을 다해서 살아내셨다”면서 “강한 생명력으로 살아내신 삶,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광주나비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생전 아프고 고통스러운 기억을 훌훌 털어버리고 봄날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