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폴딩과 아웃폴딩의 한계… 궁극의 폴더블폰은? [이슈+]

MWC 2019 이후 '폴더블폰' 핫이슈/인폴딩과 아웃폴딩 방식의 차이와 장단점은?/애플 'Z자형' 폴더블폰 개발? 렌더링 이미지도 유출/모토로라, 콤팩트한 사이즈의 폴더블폰 개발 중/폴더블 다음은 롤러블? 차세대 스마트폰 '관심'

지난달 스마트폰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MWC 2019'와 '폴더블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MWC 개막을 전후해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심혈을 기울인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삼성은 디스플레이를 안쪽으로 접는 인폴딩(in-folding), 화웨이는 바깥쪽으로 접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의 폴더블폰을 선보였죠. 삼성과 화웨이는 자사의 폴딩 방식이 더 낫다고 홍보했지만, 양쪽 모두 구조적인 단점은 갖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삼성 '갤럭시 폴드' 시연영상 갈무리.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Galaxy Fold)'는 지난달 21일(이하 한국시간) 그 정체를 드러냈습니다. 갤럭시 폴드는 펼쳤을 때 7.3인치의 큰 화면을 제공하고 접었을 때는 4.6인치 디스플레이를 갖춘 콤팩트한 사이즈의 스마트폰으로 변신합니다. 미리 알려진 바 대로 갤럭시 폴드는 인폴딩 방식이었습니다. 삼성은 자체 개발한 복합 폴리머(Polymer) 소재로 기존 제품보다 50%나 얇은 디스플레이를 완성했다고 자평했습니다. 힌지(Hinge) 기술 역시 안정적으로 보였습니다. 

삼성은 갤럭시 폴드의 두께나 무게 등 스펙을 공개하지 않았고, MWC에서도 제품을 유리관 속에 전시만 하고 관람객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하지는 않았습니다. 최초 공개인 만큼 다른 업체들에게 기술적 노출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도 풀이됩니다.

4일 후 화웨이도 폴더블폰을 공개했죠. 'MWC 2019'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첫 5G 폴더블폰 '메이트 X(Mate X)'를 선보였습니다. 메이트 X는 갤럭시 폴드와 달리 아웃폴딩 방식을 채택했죠. 펼쳤을 때 8.0인치 태블릿이 되는데 갤럭시 폴드(7.3형)보다 크다고 화웨이는 자랑했습니다. 밖으로 접었을 때는 앞뒤로 6.61인치와 6.38인치 화면이 있는 스마트폰이 됩니다. 화웨이는 팔콘 윙 매커니컬 힌지(Falcon Wing Mechanical Hinge)를 장착해 접었을 때 힌지 뒤쪽에 생기는 공간도 완전히 제거했다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화웨이 메이트 X. 화웨이 제공.

아웃 폴딩 방식은 디스플레이 화면의 곡률 반경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인폴딩 방식보다 구현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접어서 사용할 때 두개의 화면이 모두 바깥쪽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화면이 파손되거나 흠집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있죠. 폰에 케이스를 씌우기도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화웨이는 특수 제작된 메이트 X 전용 커버 케이스를 선보였는데, 사용할 때마다 케이스에서 폰을 넣었다 뺐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겨 실용성에 의문을 남겼습니다.

◆주름(crease)

아웃 폴딩 방식은 구조상 접었을때 접히는 부분이 팽팽한 상태를 유지하다가 펼쳤을때 주름이 생길 가능성이 많습니다. 반면에 인폴딩 방식은 접었을때 주름이지도록 힘을 받지만 펼쳤을때 팽팽한 상태를 유지하기에 유리하죠. 

이는 손가락을 접었을 때는 안쪽에 주름이 지고, 펼쳤을 때는 바깥쪽에 주름이 생기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아웃 폴딩 방식은 손가락 바깥쪽에, 인폴딩 방식은 손가락 안쪽에 디스플레이 화면을 장착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큰 화면을 사용하기 위해 펼쳤을때 인폴딩이 팽팽한 화면을 유지하기에 유리한 특징이 있습니다.   

화웨이 '메이트 X'의 화면 우그러짐 현상.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화웨이 측이 메이트 X를 접고 펴는 시연 과정에서, 폈쳤을 때 화면이 완전히 젖혀지지 않는 데다 접히는 부분에 '우그러짐' 현상(화면 굴곡)이 포착됐습니다. 조명에 반사된 착시현상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된 여러 미디어 촬영 영상만 봐도 폴더블폰 화면 우그러짐 현상은 쉽게 포착됩니다.

인폴딩 방식의 갤럭시 폴드 역시 우그러짐은 없다고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갤럭시 폴드도 접히는 부분의 주름발생 여부와 내구성에 대한 소비자 검증을 남겨두고 있죠.

◆두께(thickness)

아웃 폴딩 방식은 화면이 접히는 부분이 바깥쪽에 있기 때문에 화면의 뒷면이 완벽하게 접히면 되고 화면 자체는 완벽하게 접힐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기를 빈틈 없이 완벽하게 접는 데 유리하죠. 인폴딩 방식은 완벽하게 접기 위해서는 화면 자체가 완벽하게 접혀야 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화웨이는 자사 폴더블 스마트폰이 타사 제품보다 두께가 훨씬 얇다고 홍보했다. 화웨이 제공.

아무리 얇은 종이라도 완벽하게 접었을때 접히는 자국을 피하기 어려운 이치죠. 완벽하게 접히지 않는다면 접었을때 공간이 생기고 이는 폰의 두께가 두꺼워지는 원인이 됩니다. 갤럭시 폴드가 어느 정도 완벽하게 접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힌지가 역설적으로 화면이 완벽하게 접히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포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인폴딩 방식은 접었을때 바깥쪽에 별도의 디스플레이 화면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폰의 두께가 두꺼워지게 되죠.

화웨이 측은 메이트 X의 펼쳤을 때 디스플레이 두께가 5.4mm로 아이패드 프로의 5.9mm보다도 얇고 접었을 때 두께의 경우 11mm에 불과해 타사 폴더블폰(갤럭시 폴드?)의 17mm보다 훨씬 얇은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삼성은 갤럭시 폴드의 두께와 무게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렌더링 이미지도 공개됐다. 렛츠고디지털.

◆'Z자형' 인앤아웃 폴딩

차세대 폴더블 폰으로 Z자 형으로 두번 접히는 '인앤아웃 폴딩' 방식이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기술적 난이도로 인해 상용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인앤아웃 폴딩 방식은 두 번 접힘에 따라 두께가 더 두꺼워질 수 있지만 화면의 3분의 1이 자연스럽게 외부에 노출되므로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필요가 없습니다. 

화면을 펼쳤을 때는 10인치 이상의 큰 화면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인폴딩, 아웃폴딩 방식은 펼쳤을때 정사각형에 가까운 모양이라 16:9 비율로 제작되는 영화 및 영상에 최적화되었다고 할 수 없죠. 인앤아웃 폴딩 방식에서는 이러한 가로로 긴 화면 비율에 최적화된 영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애플 디스플레이 특허 기술. 씨넷.

IT매체 폰아레나는 미국 특허청(USPTO) 발표를 인용, 안팎으로 접을 수 있는 '인앤아웃폴딩' 방식의 애플 특허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애플도 내부적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으며 인앤아웃폴딩 방식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모토로라 댄 데리 부사장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IT매체 '엔가젯'을 통해 이중 힌지를 통해 Z자형으로 두 번 접히는 폴더블폰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삼성도 인앤아웃폴딩 방식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네요.

◆"더 작게 접어라"

펼쳤을 때 태블릿 사이즈의 폴더블 폰이 아니라, 펼쳤을 때 스마트폰 사이즈의 폴더블 폰도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현재의 스마트폰 사이즈 화면에 만족하는 소비자라면 절반 크기의 스마트폰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모토로라 레이저 폴더블 스마트폰 렌더링 이미지. Yanko Design.

모토로라가 준비 중인 폴더블폰은 과거 큰 인기를 얻었던 폴더폰 '모토로라 레이저' 형태로, 현재 스마트폰 크기의 세로로 긴 디스플레이가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입니다. 모토로라 폴더블폰은 올여름 공개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댄 데리 부사장은 "(폴더블폰을) 시장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늦게 내놓을 생각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롤러블(rollable)

지난 1월 LG전자는 'CES 2019'에서 세계 최초 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LG전자는 미국특허청(USPTO)을 통해 롤러블폰 특허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롤러블 디스플레이 외에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을 위한 중소형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기술을 개발한 상태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롤러블 디스플레이 구현. LG디스플레이 제공

TV보다 훨씩 작은 곡률 반경을 갖는 롤러블 폰을 만들고 상용화하는 것은 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합니다. 롤러블 폰에서는 롤러블 화면과 롤링 장치가 있는 카트리지를 포함해야 합니다. 완벽하게 주름이 생기지 않는 화면을 기대할 수 있으며 둥근 형태이지만 작은 사이즈로 휴대가 가능하고 화면 비율을 자유롭게 구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LG전자의 롤러블 스마트폰 관련 특허.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삼성전자 역시 롤러블폰 뿐아니라 화면이 늘어나는 스트레처블(stretchable)폰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초 기술 개발 이후에도 상용화까지는 두께, 무게, 안정성, 내구성 및 가격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새로운 형태의 차세대 스마트폰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 질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현화영 기자 [e-mail]

<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