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3-03 21:02:19
기사수정 2019-03-03 21:02:18
예기치 않은 부상 등 조심해야 / 겨우내 약해지고 굳은 근육·관절·혈관 / 조금만 무리해도 손상 가능성 높아 / 운동 전 가벼운 스트레칭 반드시 해야 / 고혈압·협심증·심근경색 질환자들도 심장 예열 위한 몸풀기 준비운동 필수 / 공기 탁해… 폐질환자 외출 삼가도록
입춘이 지나고 추운 날씨도 점차 누그러지면서 곳곳에 봄기운이 돌고 있다. 겨우내 이불 속에만 있느라 살이 찌고 몸이 찌뿌드드해진 사람들의 운동 욕심도 생겨나고 있다. 하나 반가운 봄기운에 젖어 갑작스레 무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건강에는 독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봄이 되면 등산을 계획하거나 달리기, 배드민턴, 테니스 등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따뜻해진 날씨를 만끽하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겨울 동안 움츠려 있던 몸을 생각하지 않고, 과도하게 움직이면 구석구석 몸이 고장 나는 것은 물론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척추관절, 심혈관, 만성폐쇄성폐질환자들은 조심해야 한다. 겨울 동안 약해진 근육과 굳어진 인대, 관절에 무리가 가면 허리나 무릎 등이 손상될 수 있고, 체온을 올리기 위해 자주 수축하느라 피로해진 혈관이 갑작스러운 운동으로 압력이 높아지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심한 일교차와 건조한 날씨에 미세먼지에다 황사까지 기승을 부리면 호흡기질환은 물론 폐질환의 위험도 높아진다. 만성폐쇄성질환(COPD) 환자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봄철로 바람직한 야외운동법을 살펴봤다
◆척추관절질환자 3월에 급증, 운동 전 철저한 준비운동으로 근육 풀어줘야
척추관절은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손상되기 가장 쉬운 부위다. 대부분의 사람이 겨울 동안 추위를 피해 실내활동에만 치중해 근육이 약해지고 인대와 관절도 굳기 때문이다. 이처럼 근력이나 유연성이 감소한 상태에서 갑자기 운동을 하면 근육이 놀라 근육통이 생기고, 심한 경우 급성허리디스크, 관절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척추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3월 환자 수는 196만5658명으로 1월 183만4113명에 비해 7.1%, 2월 171만1041명에 비해 14.9% 이상 늘어났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윤형조 척추관절센터장은 “몸이 덜 풀린 상태에서 욕심을 부려 과도한 운동을 하다 보면 발목을 접질리거나 어깨나 팔에 부상을 입을 위험도 높아진다”며 “운동 전에는 유연성과 민첩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스트레칭을 반드시 해야 하며 운동 후 생긴 근육통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심혈관계 질환, 봄철에도 안심 금물, 과도한 운동과 급격한 일교차는 혈압 높여 주의
보통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은 겨울철에 심해진다고 알고 있지만 봄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심장은 겨울에 급격한 혈액순환 변화를 겪는데 낮은 기온에 의해 체온이 떨어지면 혈관이 체온을 올리기 위해 수축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겨우내 수축을 반복했던 혈관은 봄이 되어도 여전히 한동안은 피로한 상태를 유지한다.
그런데 혈관이 피로한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으로 혈관의 압력이 높아지면 심혈관계 질환에는 치명적이다. 봄철 큰 일교차에 급격한 혈압 변화가 생기면 심장이 전신에 피를 보내기 위해 더 큰 압력을 가해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미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의 심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준비운동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심장의 건강상태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 심뇌혈관 질환의 증상이 없었더라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반드시 운동 전 심장예열을 위한 준비운동을 해야 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3~4월에 환자 수 가장 많아… 가급적 야외운동 피해야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에게 봄은 그야말로 공포의 계절이다. 건조한 날씨와 큰 일교차에 미세먼지, 황사까지 더해지면 증상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화학물질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실내외 대기오염, 호흡기 감염 등으로 호흡된 공기의 흐름에 만성적인 폐쇄를 가져오는 폐질환으로 기도나 폐포, 폐혈관이 손상되면서 폐 기능이 서서히 저하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가슴이 좀 답답하다거나 피로를 호소하는 정도지만 점점 기침, 가래, 호흡장애 등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폐렴이나 폐혈증으로 발전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손지영 호흡기센터장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조금만 무리하게 움직여도 기침과 호흡곤란 등을 겪을 수 있고, 이러한 증상은 봄철 미세먼지나 황사로 더욱 심해지는 만큼 야외활동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며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주원인은 흡연이므로 만약 운동을 하다 평소에 비해 숨이 많이 차 호흡곤란을 겪는다거나 심한 기침이 지속된다면 만성폐쇄성폐질환 검사를 받아 조기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