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1만명 시대, 육군 ‘우먼파워’ 보여주는 3인방 보니

여군 최초의 전방사단 보병대대장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육군 28사단 돌풍연대 대대장으로 취임한 권성이(39·육사 58기) 중령이다. 지금까지 신병교육대나 전투지원부대에 여군 대대장이 배치된 사례는 있었지만, 전방사단의 보병대대장 보직은 권 중령이 처음이다.

권성이 중령
육군 제공
권 중령은 육군사관학교가 처음 여군을 배출한 2002년 육사 58기로 임관했다. 영관장교가 된 이후에는 15사단 대대 작전과장, 28사단 민군작전장교, 연대 작전과장을 수행했다. 그는 “GOP 사단에서 작전과장과 민군 작전장교로 근무한 경험이 전방사단 대대장으로서 현행작전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권 중령은 한미연합사령관 한국 측 보좌관 직책을 수행한 경험도 있다. 이때 빈센트 브룩스 연합사령관을 가까이서 보좌했고 한미연합작전에 대한 안목과 감각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한다.

권 중령은 “대대장을 시작한 지 두 달밖에 안 되었지만, 할 때는 확실히 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는, 전투력이 유지된 가운데 자유롭게 소통하는 활기찬 대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세계 여성의 날(3월8일)을 맞아 육군 6군단 정보통신단 유무선 통제장교 한나리(37) 소령과 국군체육부대 소속 이고은 상사(진급 예정)도 주목을 받았다. 한 소령은 자신의 병과인 정보통신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정보통신기사, 무선통신사, 무선설비기사 등 무려 29개의 자격증을 땄다.

한나리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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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3단의 유단자이기도 한 한 소령은 소대장 시절, 사단에서 열린 GOP 3종 경기(사격, 기초체력, 비포장 보급로 7km 전투화 뜀걸음)에 출전해 여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3형제를 직접 키우는 엄마이기도 한 그는 임신 중이던 해를 제외하고는 12년간 체력검정 특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 상사는 2009년 임관 후 6년간 국군체육부대에서 군 국가대표 축구선수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세계군인 체육대회에 출전해 3번의 축구 준우승을 이끌었다. 2015년 경북 문경에서 개최된 세계군인 체육대회 육군 5종 경기 중 장애물 달리기에 출전해 이 종목에서 한국군 최초로 메달(동메달)을 따냈다.

이고은 상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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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야구에도 입문한 이 상사는 3개월 만에 여군 최초로 야구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선발됐다.

이 상사는 “축구, 육상에 이어 야구에서도 국위를 선양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육군은 지난해 여군 배치 제한 부대와 제한 직위를 완전히 폐지하고 GOP와 해·강안 경계부대에서도 여군이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포병, 기갑, 방공 등 과거 수십 년 간 여군에게 개방하지 않았던 병과도 2014년부터 차례로 여군을 선발해 운용하고 있다. 앞으로 육군은 여군의 비중을 현 6.1%에서 2022년까지 8.8%로 확대하고 정책부서 등 주요직위에도 여군을 적극적으로 보직할 예정이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