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9-03-08 13:30:24
기사수정 2019-03-08 13:30:23
[이슈톡톡] 유튜브 채널 '주현미TV' 개국 돌풍…"옛 노래 남기려"
35년전 메들리, 길보드 차트 플랫폼 형성시킨 주인공에서 /요즘 소통채널 이용해 우리의 노래를 알리고 기억시키려/앞으로 최소한 10년은 계속할 생각, 한 곡 한 곡 최선을
1984년 데뷔 이래 '비 내리는 영동교' '신사동 그 사람' 등을 히트시키며 트로트의 여왕으로 불리고 있는 가수 주현미(58)씨가 최근 유튜브 채널 '주현미TV'를 개국,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씨는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신세대 플랫폼인 유튜브 채널에 들어간 이유에 대해 "옛 노래 장르인 트로트를 후배들이 어렵다고 기피해 이러다가 나중에는 일부분만 남아 연명하지 않을까 걱정이 돼 지금 유행하는 매체로 남겨놓으면 훗날 좀 더 쉽게 옛 노래에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는 사실 35년 전 우리 가요계에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 1984년 가요 메들리 '쌍쌍파티'로 길보드 차트 석권...새로운 플랫폼 정착시켜
중앙대 약대 출신인 주씨는 약국을 운영하면서 1984년 가요 메들리 테이프(음반)의 원조격인 '쌍쌍파티'를 내 놓았다.
신나는 리듬박스와 히트곡 모음에다 그의 감칠 맛 나는 노래솜씨로 '쌍쌍파티' 테이프는 불티나게 팔렸다. 이 를 계기로 메들리 음반이나 테이프가 본격 도입돼 가수들에게 새로운 수입원이 됐다.
또 이른바 ‘길보드 차트’(길거리 음반이나 테이트 판매량에 따른 순위)가 형성돼 한동안 현장 인기의 척도로 이용됐다.
◆ '비내리는 영동교'-'신사동 그 사람'으로 우뚝...2013년부터 옛 노래에 본격 관심
주씨는 쌍쌍파티로 빅히트를 쳤지만 노래를 부업 정도로 여기다가 1985년 '비내리는 영동교'를 내 놓으면서 본격적인 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비내리는 영동교로 그해 신인상을 석권했고 1988년 '신사동 그 사람'으로 10대 가수상을 받아 이미자를 잇는 '트로트의 여왕'으로 불렸다.
2013년 tvn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OST로 인기를 모았던 백년설의 '대지의 항구(1941년 발표작)'를 부른 것을 계기로 옛 노래를 자신의 스타일로 부르기 시작했다.
쌍쌍파티가 예전 히트곡을 빠른 리듬으로 소화했다면 2013년 이후엔 자신의 색깔대로 옛노래를 불렀다. 이를 동영상 작품화 한 게 유튜브 채널 '주현미TV'다.
◆ 주현미 "유튜브로 팬들과 소통하는 걸 보고 나도 하고 싶었던 옛 노래를 해 보자"
주씨는 "요즘 유튜브라는 매체로 해서 후배들도 그렇고 음악하는 사람들이 팬들이랑 소통하는 많이 봤다"며 "그런 동영상을 많이 보고 나도 이런 식으로 내가 하고 싶은 그런 노래들도 좀 해 보자, 특히 우리 옛노래를, 그러다가 시작했다"고 채널개국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옛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기 위해 "오리지널 선배님들이 불렀던 원곡 동영상이나 이런 자료들을 다 보고 가사 하나도 다시 체크를 해 보고 이렇게 해서 한 곡 한 곡 하고 있다"며 지금 한 40여개 된다고 소개했다.
주씨는 "1920년대, 30년대에는 황성옛터, 목포의 눈물. 그리고 또 고복수 선생님의 짝사랑 이런 노래들(울고 넘는 박달재를 거쳐서 50년대에 비 내리는 호남선, 이별의 부산 정거장, 60년대 마포종점 등을 불렀다)"고 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저랑 보이스 컬러가 전혀 다른 한명숙 선배님이 부른 노래들이 가장 애착이 간다"고 "제 방식대로 해석을 해서 부른 게 저는 참 그것도 잘했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유튜브 채널을 잘 열었다고 나름 평가했다.
◆ 10대들도 들어와, 화장을 엄청 정성드려 열심히(그러니까 젊게 나와)
주씨는 이날 오전 현재 구독자가 1만8000여명이 넘어섰고 구독자들 중에는 10대 20대도 제법된다면서 "댓글들을 유심히 보는데 어린 학생들이 그걸 공감하고 한다는 건 정서는 어쩌면 타고나는 걸까? 그런 생각도 해 본다"고 했다.
진행자가 ‘채널에 들어가 동영상 보는데 더 젊어지셔서 놀랐다’고 하자 그는 "화장을 제가 엄청 정성을 들여서 해요. 왜냐하면 이거 기록으로 남겨야 되니까"라며 "‘좀 더 일찍 시작할 걸’ 그런 생각도 했으며 앞으로 10년은 이 작업을 계속할 생각이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유튜브 캡처· 세계일보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