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승인투표 앞두고 메이, 목소리 높이지만…

의회에 지지 촉구에도 통과 희박 / 유럽의회 의장 “노딜 막아야지만 / 브렉시트 연기 최대 7월초까지”

오는 12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제2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앞두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 정치권과 유럽연합(EU)에 작심발언을 하고 나섰다. EU에는 브렉시트 합의안 수정을 촉구했으며, 자국 정치인들에게는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으면 브렉시트를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가 승인투표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은 여전히 낮아 보인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잉글랜드 동부 링컨셔주 그림즈비의 한 친환경에너지 공장을 찾아 노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하원이 다음주 큰 결정에 직면한 것처럼 EU 역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브렉시트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한 양보를 EU에 요구한 것이다. 안전장치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고자 별도 합의 때까지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조치다.

 

영국과 EU는 안전장치에 대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미셸 바르니에 EU 측 협상 수석대표는 안전장치와 관련해 영국에 EU와 합의하지 않고도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단 ‘북아일랜드가 EU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 남는다는 전제하에’라는 단서를 달았다. 보수당 지도부는 이날 EU가 내놓은 양보안이 영국의 통일성을 저해한다면서 수용 불가 입장을 표명했다.

 

타협 마감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브렉시트 연기나 ‘노 딜’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안토니오 타이아니 유럽의회 의장은 9일 노 딜은 막아야 한다면서도,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더라도 최대한 7월 초까지만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