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가요. 새벽 2시인데 문이 안 열려서 아무 것도 못한 채 무서워 울먹거리는데, (신고를 받았던) 경찰 아저씨가 전화와서 다정하게 알려주니까 눈물 와르르···”
“보다가 나도 같이 울어버렸다.”
“감동입니다. 김화원 경장님 최고!”
“경찰 아저씨 멋지다.”
얼마 전 경찰청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폴인러브’를 통해 공개된 ‘감동적인 장면’이 시청자들 사이에 회자되면서 화제다. 새벽 2시쯤 집 앞에 도착했으나 도어락 배터리가 방전돼 집으로 못들어가고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암담한 상황에 놓였던 여성이 경찰의 ‘친절한 도움’을 받아 무사히 귀가했다는 내용이다. 폴인러브를 운영하는 경찰청 관계자는 “112로 도움을 요청했던 민원인과 그 전화를 받았던 경찰관과의 당시 통화내용을 전한 것인데 댓글이 5000개나 넘게 달렸다. 폴인러브에 올린 동영상 등 수많은 (경찰 관련) 콘텐츠 중 이런 반응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새벽 2시 경찰 전화에 눈물 흘린 신고자...ㅠㅠ> 제목으로 페이스북 폴인러브에 올려진 게시물에는 10일 오전 10시 현재 5647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중 상당수가 ‘감동적이다’는 반응이었다.
사연은 지난해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 지역에 사는 20대 여성 A씨가 새벽 1시48분쯤 집에 도착해 암담한 상황을 맞이했다. 도어락 비밀 번호만 눌러질 뿐 문이 꿈쩍도 하지 않은 것이다. 당황한 A씨는 도어락에 적힌 서비스센터에 전화를 걸었지만 늦은 시각이런 그런지 전화 연결이 안 됐다. 어찌할 바를 몰라 두려움에 휩싸인 A씨에 떠오른 것은 ‘112 전화’였다. 어렵게 경찰의 112 신고센터에 전화를 건 그는 자신의 사정을 설명했다. “제가 집에 왔는데 비밀번호(도어락) 건전지가 다 끝나서(방전돼서) 번호만 눌려지고 집에 들어갈 수가 없어요. 거기(도어락)에 적혀 있는 번호를 눌러두 상담원이 지금없어서, 어···경찰 아저씨한테 전화 드려도 이게 될 수 있는 건가요?” 라고.
하지만 112 신고센터에선 “죄송하지만, 긴급범죄 관련해서만 출동할 수 있다. 도움 못 드려서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했다. 24시간 열쇠업체나 가족이나 친구 등의 도움을 받으라는 내용을 전달하면서.
A씨는 풀이 죽은 채 전화를 끊었고, 다시 열쇠업체를 찾아봤지만 소득이 없었다. 그렇게 마음을 졸이고 발반 동동구르고 있던 차에 10분쯤 지나 경찰 전화를 받았다. 신고전화를 받았던 112 신고센터 김화원 경장이 A씨가 무사히 귀가했는지 걱정돼 다시 연락한 것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을 안 김 경장은 A씨에게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현관문 도어락 방전’이라고 검색해보라며 도어락 방전 시 건전지를 이용해 문을 여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런데 통화 중이던 A씨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렸고, 김 경장은 “신고자 분 지금 우시는 거냐. 여보세요. 왜 울어요. 무서워서 그러느냐”며 걱정돼서 상황을 물었다. A씨는 울먹이며 “아니요, 감사해서 그렇다. 지금 편의점에 건전지 사러 간다”고 했고, 김 경장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해보면 될 거예요. 울지마세요”라고 달래며 통화를 종료했다.
결국 A씨는 김 경장이 알려준 방법대로 집에 안전하게 들어간 뒤 ‘지금 집에 무사히 들어왔다’는 메시지를 김 경장에게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 112 전화 드린 건데....정말 무서웠는데 ㅠㅠ 다시 전화 주시고 (문 여는 방법) 알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정말 진심으로 감사 드려요. 늦은 밤 힘내세요”라고 거듭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에 김 경장은 “별 말씀을요. 잘 들어가실까 걱정되어서요”라고 화답했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영상은 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