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서 발견된 동물뼈, 잠수부가 버린 음식물쓰레기였다

감사원 "잠수사들 바지선 식사 후 쓰레기 투기…해수부는 방치"
[감사원 제공]

세월호의 수색 과정에서 선체 내외에서 발견된 수천점의 동물뼈 대부분이 잠수부 등 인부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쓰레기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선체 인양이 장기화하면서 미수습자가 유골 형태로 발견될 것이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에서 인양업체와 감독 당국인 해양수산부가 너무나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예상된다.



감사원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요구로 이뤄진 세월호 인양 관련 감사 결과를 12일 공개했다.

감사원 검토 결과, 세월호를 인양하는 과정에서 음식물쓰레기로 추정되는 돼지·닭뼈 등 동물뼈 6천705점(세월호 내부 3천880점, 외부 2천825점)이 미수습자의 유골 144점과 같이 수거됐다.

특히 세월호 외부에서 발견된 동물뼈 2천825점의 82%에 해당하는 2천318점이 세월호 인양 후 2차 수중수색 중 선체가 누운 자리(펄) 부근에서 집중적으로 수거된 반면 미수습자 유해 유실방지망 전체 구역에서는 507점밖에 수거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이를 근거로 동물뼈들이 세월호 침몰지점의 수면 위에서 아래로 버려진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의 당시 작업총괄자로부터 일부 음식물쓰레기를 해양에 투기하였다는 진술 영상을 확인했다.

사고 당시 세월호에는 뼈로 남을 수 있는 음식이나 육류 등이 일절 없었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감사원이 확인한 결과,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 3개월 후인 2014년 7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구조와 시신 수습을 위해 투입된 잠수 인력에 식사로 소·돼지·닭 등 육류가 제공됐고 이들은 식사 후 바지선 갑판 등에서 세월호 침몰지역 해양에 음식물쓰레기를 무단 투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수산부는 인양작업 전인 2015년 9∼11월 유실방지망을 선체 창문 등에 설치해 선체 내에 동물뼈 등 음식물쓰레기가 들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뒤집는 증거들이 나온 것이다.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르면 선박이나 해양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은 해양에 배출하지 못하게 돼 있다.

그런데도 해수부는 수색·구조 활동이 이뤄진 2014년 4월 말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6개월여간 음식물쓰레기 해양 투기를 방치했다.

상하이샐비지는 2015년 8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세월호 인양작업을 위해 중국에서 12척의 작업선을 출항시키면서 식자재 총 21만9천936㎏ 상당을 공급했으며, 추가로 진도군의 한 회사에서 최소 950만원 상당의 돼지등뼈 등을 산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제공]

감사원은 "해수부는 동물뼈 등 음식물쓰레기와 미수습자 유해가 섞이지 않도록 침몰지점 주변 오염에 대해 철저히 관리해야 했다"며 "이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동물뼈 등이 발견됐다면 상하이샐비지가 환경관리기준 등에 부합하게 인양작업을 했는지 사후에라도 확인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해수부 장관에게 음식물쓰레기가 해양에 무단 투기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요구하고, 해양 수색ㆍ구조활동 및 작업 시 음식물쓰레기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하는 지침이나 매뉴얼 등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밖에 해수부의 세월호 추가 인양 비용 329억원 결정 근거와 지급 특약 체결에 대해선 그 내용이 위법ㆍ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해수부가 인양공법 변경 사유를 사실과 다르게 공개하거나 고의로 인양을 지연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