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조울증(양극성 정동장애) 환자가 최근 5년 새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 및 취업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14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2013~2017년 조울증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울증 진료 인원은 2013년 7만1687명에서 2017년 8만6706명으로 21% 증가했다. 조울증은 기분이 들뜬 상태인 조증과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는 우울증이 번갈아 나타나는 정신장애로, 약물이나 상담 등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
2017년 기준으로 연령별 환자수를 보면 40대가 1만5685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30대가 1만4684명, 20대 1만4424명 순이었다.
그러나 증가율을 보면 20대, 30대와 70대 이상이 눈에 띈다. 70대 이상 조울증 환자는 2013년 8770명에서 2017년 1만3915명으로, 58.7%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대는 1만491명에서 1만4424명으로, 37.5%의 증가율을 보였다. 20대와 30대 환자를 합친 증가율은 21.4%다. 전체 조울증 환자 평균 증가율을 웃도는 수치다.
인구 10만명 당 진료인원은 70대 이상 305명, 20대 209명, 30대 195명 순이었다. 전체 평균(인구 10만명 당 170명)보다 많다.
20대의 경우 남성 환자가 5년 새 38.4% 증가, 여성 환자 증가율(28.8%)보다 더 높았다. 남성 70대 이상 환자 증가율(22.5%)보다도 높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해야 할 20, 30대 청년들이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것은 무한경쟁으로 극심한 학업,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이정석 신경과 교수는 “국내 2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일 정도로 20대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청년층의 양극성 장애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70대 환자 증가는 기존 양극성 장애를 가진 환자의 고령화와 노년기 가족·지인의 사망 등 스트레스로 새로 발병한 환자가 합쳐진 결과로 풀이된다.
조울증은 들뜬 기분과 우울 상태가 번갈아 나타난다. 우울할 때는 우울증과 비슷하게 슬픔이 지속되고 눈물이 나며, 식욕, 수면에 변화가 나타나고 의욕이 없어진다. 반면 조증일 때는 신체, 정신 활동이 활발해져 과도한 자신감을 보이며, 쉽게 화를 내기도 한다.
조울증은 현재의 임상증상과 과거의 기분상태가 어땠는지 심층면담을 통해 진단하게 된다. 자신의 상태가 의심되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게 좋다. 조울증은 꾸준한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고, 정신치료도 병행된다. 증상이 심하다면 입원치료도 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낮의 활동을 늘려 햇빛에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