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74발의 총탄이 박힌 채 인도네시아 오지에서 발견된 어미 오랑우탄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생후 한 달로 추정되는 새끼는 목숨을 잃었고, 총에 맞아 다친 두 눈도 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마트라 오랑우탄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이다. 심각한 위기종은 '야생 상태 절멸(Extinct in the Wild)'의 바로 앞 단계다.
수마트라섬의 야생 오랑우탄은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는 1만3천여 마리밖에 남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발간된 한 보고서는 지난 20년간 수마트라 오랑우탄의 야생 개체 수가 10만 마리 이상 줄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오랑우탄이 멸종위기에 몰린 가장 큰 원인으로는 농장 개간과 제지를 위한 벌목이 지목된다.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주변에선 서식지를 잃은 야생동물과 농작물을 키우는 주민 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삽토 국장은 "오랑우탄이 농장이나 집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주민들은 해로운 동물로 간주해 죽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법은 오랑우탄을 비롯한 보호종을 죽일 경우 최장 5년의 징역과 1억 루피아(약 79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지만, 단속돼 처벌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인도네시아에선 작년 초에도 동(東)칼리만탄주 쿠타이 티무르 지역에서 농부들이 5∼7살로 추정되는 수컷 보르네오 오랑우탄에게 공기총 130여발을 퍼부어 죽인 혐의로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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