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華爲)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에 호응해 미 대학들도 잇따라 화웨이와의 관계 단절에 나서고 있다. 중국 문화전파 첨병인 공자학원도 미 대학가에서 된서리를 맞는 등 양국 갈등이 통상·외교·안보를 넘어 대학가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사상교육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서구식 가치관의 중국 침투를 견제하는 등 내부 단속에 돌입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네소타대학, 스탠퍼드대학,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가 최근 화웨이, 공자학원과 모두 관계를 끊었다. 이들 대학은 우선 화웨이와의 공동연구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화웨이가 제공하는 장학금을 거부했다. 또 중국 교육부가 각국 대학과 연계해 운영하는 공자학원도 함께 퇴출했다. 하버드대학은 아직 입장을 내놓고 있지는 않지만, 상당수 대학이 화웨이와 공자학원과의 관계를 끊고 있다고 SCMP가 전했다.
미국 내에선 대학 연구 교류를 고리로 한 중국의 불법적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10월 중국군의 후원을 받는 중국 기술진들이 미국 등 선진국 대학에 파견돼 연구활동을 하면서 선진 국방기술을 몰래 빼돌린 의혹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18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학교 사상 정치 이론 교사 좌담회’에서 “사상교육에서 가장 근본이 돼야 할 것은 당의 교육 방침을 전면적으로 관철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신중국 창건 70년인 2019년을 샤오캉(小康·의식주 걱정 없는 풍요로운) 사회 전면 실현과 ‘첫 번째 100년’(2021년 당 창건 100년) 분투 목표 달성을 위한 매우 중요한 1년으로 보고 있다. 올 한해 이어질 대내외 위기와 도전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선 사상 교육과 내부 결속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 주석은 좌담회에 참석한 전국 대학교와 초·중·고등학교 사상 교육 교사들에게 “당은 중국공산당의 영도와 사회주의 제도를 수호하도록 한 세대 한 세대 교육을 해왔다”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업에 평생을 투신할 수 있는 인재를 배양하는 것을 중화 민중의 천추의 위업으로 세웠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