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의 A중학교 교장은 최근 급식실 조리실무사들의 급식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조리실무사 9명에게 앞으로는 급식비를 내달라고 요청하며 월급 원천징수 동의서에 서명해달라고 했는데, 얼마 뒤 학교를 찾아온 노조로부터 계획을 철회하라는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다.
논란에 대해 조리실무사들은 '열악한 급식실 근무 여건'을 고려해 달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국교육공무직노조 경기지부(경기교육공무직노조) 급식담당 관계자는 "급식실은 점심시간이 가장 바쁜 시간이다. 먹을 밥이 있어도 못 먹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조리실무사들의 점심시간 형태도 학교마다 천차만별"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수 1천명이 넘는 학교 기준으로 배식이 오전 11시 2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되는 데, 중간중간 틈날 때 '도둑 밥'을 먹곤 해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는 모를 지경"이라고도 했다.
급식비를 내지 않는 조리실무사들 탓에 급식 질 하락이 우려된다는 의견에 대해선 "학교에서 남아도는 반찬 양을 보면 알 것이다. 급식 질 하락은 소수의 조리실무사 때문이 아니라 교육 급식 정책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급식실의 고강도 업무 환경을 들여다봐달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병원 식당 등 다른 기관의 조리종사자 배치 기준은 60명당 1명인데, 학교는 학생 120∼150명당 1명이다. 배로 일하는 셈"이라며 "화장실 갈 틈도 없이 일하는 조리실무사들의 여건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학교 측과 조리실무사들은 '방관하는 경기도교육청'을 공통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도내 학교장은 "조리실무사들은 급식 수당도 받고 급식비도 내지 않아 이중으로 지원받는 꼴인데 경기도교육청이 '학교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뒷짐만 지고 있다"라며 "이런 분위기에서 어떤 교장이 '총대'를 멜 수 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경기교육공무직노조 측도 "학교에 따라 어떤 실무사는 급식비를 면제받고, 어떤 실무사는 내야 하는 차별적인 상황"이라며 "도교육청이 명확한 입장을 정리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학생건강과 관계자는 "학교급식법상 급식비 문제는 학운위가 결정할 문제이다 보니 도교육청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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