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클럽 버닝썬 사태’를 둘러싼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 가운데, 강남경찰서 소속 전직 경찰관이 수백만원의 뇌물을 클럽으로부터 받고 뒤를 봐줬다는 버닝썬 전 직원 증언이 나왔다.
지난 23일 오후 ‘그것이 알고 싶다’에는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었던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3개월간의 의혹을 취재한 내용을 공개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클럽 버닝썬이 경찰에게 일명 ‘관비’라 불리는 뇌물을 상납했단 증언과 장부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관비는 ‘뇌물’의 다른 말로 클럽 입장에서 관공서 및 공무원 등 관(官)에 낸 일종의 비용이라는 ‘은어’로 알려졌다.
버닝썬 손님이었다고 밝힌 한 제보자 A씨는 “어떤 젊은 남자가 1층에서 자기네 룸에서 술을 마시자고 해서 따라 갔다”라며 “들어가자마자 소파에 여자가 누워있고 그 위에 남자가 올라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다가 나를 보자마자 떨어지더라”라고 밝혔다.
A씨 경찰에 신고했으나 대응이 미비했음도 언급했다. 그는 “바로 112에 전화했다. 2시간 뒤 어떤 번호로 전화가 와 ‘아 뭐 신고하셨죠?’ 이러더라. 나는 이미 집이었다”라며 “(여자가) 아예 의식이 없었다. 그래서 신고한 거다. 진짜 시체였다”고 밝혔다.
특히 ‘그것이 알고 싶다’ 측은 강남경찰서 소속 전직 경찰관 강씨가 수백만원 규모로 뇌물을 상납받았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이에 클럽 버닝썬 전 직원 B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측에 “매달 200만원씩 ‘관비’로 받고 큰일을 막아주면 500만원씩 받은 전직 경찰관 강모씨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클럽 버닝썬 사태’는 지난해 11월 24일 일명 ‘손님 집단 폭행’사건을 처음 폭로한 김상교씨가 클럽과 경찰 간 유착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마약 유통과 투약 의혹, 탈세 의혹 등을 받으며 최근까지 사회적 물의를 빚어왔다.
앞서 클럽 버닝썬과 경찰 유착 의혹은 ‘손님 집단 폭행’ 사건 당일이던 지난해 11월24일부터 시작된다.
사고 당일 김씨는 추행 당한 여성을 도우려다가 클럽 장 이사와 보안요원들에게 되려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으며, 이후 출동한 경찰에게도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김씨는 지난 1월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강남경찰서 경찰관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이들이 클럽에서 뇌물을 받았는지 조사해달란 취지의 청원글을 올렸다. 이 청원글은 마감일인 지난달 28일 31만여명이 동의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같은달 30일 서울지방경찰청은 광역수사대를 꾸려 유착의혹이 불거진 클럽 버닝썬과 역삼지구대에 대한 대대적인 고강도 수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버닝썬이 지난해 7월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려고 전직 경찰관 A씨에게 2000만원을 건네 사건을 무마하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A씨를 구속하고 당시 사건을 맡았던 강남경찰서 경찰관은 직무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지난 19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수사대 규모는 16개 팀 152명이다. 이 중 버닝썬 또는 연예인들과 경찰관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인력도 기존 4개팀 42명이다. 이 주 2개팀은 지능범죄수사대 소속이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SBS‘그것이 알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