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2일 대구 칠성종합시장 방문 당시 사복을 입은 청와대 경호원의 품속에 기관단총이 노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24일 “섬뜩하고 충격적”이라고 공개 비판했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라고 맞섰다.
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두꺼운 점퍼를 입은 한 경호원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의 인물은 점퍼 품 안에 기관단총으로 보이는 무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하 의원은 “경호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대통령 근접경호 시 무장테러 상황 아니면 기관단총은 가방에서 꺼내지 않는다고 한다”며 “민생시찰 현장에 기관단총을 보이게 든 것은 경호수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즉각 반박했다.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대통령과 시민들을 지키고자 무기를 지닌 채 경호활동을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직무수행”이라며 “무기를 지닌 채 경호활동을 하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하는 경호의 기본”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사진 속 경호처 직원은 대통령과 시장 상인들을 등에 두고 바깥쪽을 경계하고 있다. 혹시 발생할지 모를 외부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이는 대통령뿐 아니라 시장 상인들도 함께 보호하는 것으로, 경호의 기본수칙”이라고 강조했다.
가방 속에 무기를 넣어서 경호한다는 하 의원의 주장과 달리 김 대변인은 “이런 대응은 문재인 정부에서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에서도 똑같이 해온 교과서적 대응”이라며 “경호관은 오직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경호할 뿐이며,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고려 사항이 아니라 대통령이 누구든 같은 수칙으로 경호한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를 꺼내놓지 않는 경호는 대통령이 참여하는 행사 사전에 참석자들에 대한 사전 검색이 가능한 곳에서 제한한다는 것이다. 시장과 같은 불특정 다수가 모인 곳에서는 검색대 설치가 불가능해 무기를 소지한 채 경호를 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시절 서울숲에서 열린 한·중청년 대표단 간담회에서 양복을 입은 경호원의 품속에 있는 기관단총 사진과 2016년 박근혜 대통령 시절 인천공항에서 열린 시간선택제 일자리 우수기업 방문 당시 경호 사진을 공개했다. 행사장 주변 인물에 대한 검색이 불가능한 곳에서는 무기를 소지한 채 경호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박근혜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이번 정부의 경호 구호가 열린 경호였는데,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열린 경호, 낮은 경호, 친절한 경호인가”라며 “기관 총신 노출 위협 경호로 공포를 조장하겠다는 대통령의 대국민 적대의식에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