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 경기도 남양주 북한강변 모텔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브라운관TV의 화면조절 스위치를 뜯어내고 소형 몰카를 설치한 뒤 손님들의 은밀한 행위를 유선을 통해 비디오로 녹화했다. 손님 차량의 번호를 조회해 주소를 알아내고 집이나 사무실로 비디오테이프를 보냈다. 비밀스러운 향연을 들킨 손님들은 입막음용으로 거액을 내놓았다. 그러다가 협박을 받은 노부부의 신고로 범죄가 들통났다. 당시에는 비밀촬영이 죄가 되지 않았다. 돈을 뜯어낸 게 죄였다.
몰카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TV 프로그램 제작진이 한때 적극 활용했다. 미국 방송 ‘캔디드(Candid·진실한) 카메라’ 쇼는 아이디어가 기발했다. 진행자의 별난 장난에 속아넘어가는 시민들의 반응을 숨어서 촬영했다. 1948년 시작해 우여곡절을 겪다가 2014년에 막을 내렸는데 아직도 재방송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몰카 심리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미국 코넬대와 덴버대는 캔디드 카메라 쇼를 토대로 정신분석학 연구를 하고 있다. MBC는 1991년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로 인기몰이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