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손편지 팝니다”… ‘학벌팔이’ 논란

서울대 창업동아리 소속 학생들 / 인터넷에 쓰던 펜 등 판매글 올려 / “학벌주의 조장” 비판에 공식 사과

서울대학교의 한 창업동아리가 수험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서울대생이 직접 쓴 수험생 응원 손편지를 판매하려다가 논란을 빚었다.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창업동아리인 ‘학생벤처네트워크’(SNUSV.NET)의 일원이 전날 ‘중고나라’와 ‘맘카페’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수험생들을 위한 서울대생이 직접 쓴 응원의 손편지와 볼펜을 판매합니다”라는 제목으로 판매 글을 올렸다. 이들은 게시글에서 “수험생들에게 좋은 기운을 전해드리고자 서울대생들이 직접 손편지를 쓰고 공부할 때 사용한 펜을 판매하고 있다”며 ‘스티커 형태의 의예과 및 경영대 등을 전공한 서울대생이 직접 쓴 응원편지’와 ‘서울대생이 공부할 때 사용한 펜’, ‘서울대 마크가 그려진 컴퓨터용 사인펜’ 등을 총 7000원에 구성했다고 밝혔다. 또 “편지를 쓴 서울대생의 전공은 랜덤”이라며 “선착순으로 등급 컷(학과별 입시 합격선)이 높은 순서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학과별로 서열을 매긴 셈이다. 해당 게시물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빠르게 퍼지며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학벌을 상품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울대학교의 한 창업동아리가 24일 ‘중고나라’ 게시판에 올린 서울대생이 쓰던 문구류 등 판매 홍보 글 캡처 화면. 연합뉴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서도 “학교를 망신시킨다”는 등의 부정적 여론이 나왔다. 논란이 일자 해당 동아리는 중고나라와 맘카페에 올린 판매 홍보 글을 삭제하고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사과문과 함께 해당 사업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저희의 생각이 짧았다”며 “간단한 아이템 판매를 해보는 목적으로 ‘어떤 것이든 판매가능’이라고 안내했는데 그중 문제가 된 팀의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