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치권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행 방안을 놓고 대혼란에 빠졌다. 영국 정부는 이번주 이른바 의회 주도의 ‘의향 투표’(Indicative Vote)를 통해 대안을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안정적 과반을 확보할 만한 방안 부재 속에 테리사 메이 총리의 거취까지 연계한 다양한 주장이 분출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전날 일각에서 제기된 ‘내각 쿠데타’설은 차츰 잦아드는 분위기다. 메이 총리 사퇴 시 임시총리로 거론되던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 등은 모두 “총리를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쿠데타설을 부인했다.
일간지 더선은 25일 1면에 ‘시간이 됐다, 테리사’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브렉시트안이 의회에서 승인받아 영국이 EU를 떠나는 순간 메이 총리가 물러나겠다는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EU 브렉시트 합의안에도, 시한을 4월12일로 연장한 것에도 모두 불만을 가진 보수당 강경파와 민주연합당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브렉시트 이후 협상을 차기 총리에게 넘긴다는 약속뿐이라는 주장이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은 이에 대해 “총리를 교체하거나 집권당을 바꾸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2 국민투표가 고려할 만한 제안”이라고 말했다. 영국 내각 인사가 제2 국민투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브렉시트 취소를 요구하는 영국 의회 청원 서명자가 25일 자정 기준으로 530만명을 넘어서는 등 영국 내 EU 탈퇴 반대 여론은 점점 커지고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