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21일 여자프로농구 KB국민은행 센터 박지수(21)는 우리은행과 치른 챔피언결정전 3차전 패배가 확정된 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3전 전패로 준우승의 아픔이 그만큼 컸다. 최연소 국가대표에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로 불리며 큰 기대를 모았지만 선배들의 노련미를 넘기는 아직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1년 후 박지수는 해맑게 웃었다. 소속팀 KB가 25일 용인체육관에서 삼성생명과 치른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승제) 3차전에서 73-64로 승리하며 3연승으로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까지 통합우승을 차지하는데 주역이 되면서 그 기쁨을 맘껏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KB는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3차전 4쿼터 6분46초를 남기고 삼성생명 외국인 선수 티아나 하킨스가 5반칙으로 물러나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 종료 53초를 남기고 72-61로 달아나자 팀을 이끌어온 안덕수 KB 감독은 승리를 확신하며 환호했다. 이미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최연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던 박지수는 이날 3차전에서 26득점 13리바운드을 올리는 등 챔프전 3경기 평균 25점 12리바운드로 맹활약하며 챔프전 MVP마저 83표 만장일치로 석권했다. 지난 여름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무대에도 진출해 경쟁력을 보여줬던 박지수가 명실공히 프로 3년차 만에 한국 ‘농구 여제’에 등극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안 감독은 “박지수는 세계적인 선수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고, 박지수는 “동료들의 도움이 컸다.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용인=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