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도 애플이 만들면 다를까?

애플 스페셜 이벤트/네 가지 새로운 서비스 소개/애플만의 오리지널 콘텐츠 '애플 TV+' 베일 벗어/넷플릭스에 도전장?/애플만의 차별화 전략 아쉬워


팀 쿡 애플 CEO의 ‘서비스 퍼스트’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혁신은 없었고, 누구나 예상 가능한 플랜이 눈 앞에 펼쳐졌다.

 

쿡 CEO는 25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TV 스트리밍 및 뉴스·잡지 구독, 구독형 게임, 그리고 애플카드까지 총 4가지 서비스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서 애플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새 아이패드 에어와 미니, 2세대 에어팟 등을 조용히 공개했다. 이 때문에 스페셜 행사는 서비스나 콘텐츠 사업 소개 위주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왔고, 그대로 적중했다. 

 

애플이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 사업 론칭을 위해 이렇게 큰 무대를 마련한 건 처음이다. 지속적인 하드웨어(아이폰) 매출 저하로 골머리를 앓아온 애플이 이번에 새 돌파구를 제대로 찾은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애플의 하드웨어 매출은 정체 혹은 후퇴를 거듭하는 한편,  서비스 매출은 2019 회계연도 1분기 기준 109억 달러에 이른다. 애플의 서비스 사업 확장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이날 쿡 CEO는 “광고 없는 월드와이드 스트리밍 서비스를 올 가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애플 TV 채널스는 VOD 서비스를 애플 TV, 아이폰, 아이패드, 맥(Mac) 등 전 세계 14억개 애플 디바이스에서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이니 가능한 최대 강점이다. 또한 애플TV 셋톱 박스가 없더라도 새로운 애플 TV애플리케이션(앱)이 연동되는 삼성·LG·소니 등 타사 스마트TV도 포함돼 시청자 범위는 더 넓어진다. 애플TV 앱에서는 기존 영화들뿐 아니라 HBO, 쇼타임, 에픽스 등 기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애플TV 플러스(+), 즉 애플 오리지널 시리즈 콘텐츠에 대한 기대가 높은 건 어쩔 수 없다. 애플은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할리우드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날 스페셜 행사에 스티븐 스필버그, J. J. 에이브럼스, M. 나이트 샤말란 등 할리우드 거장과 오프라 윈프리,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제이슨 모모아 등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TV드라마도 애플이 만들면 다를까. 하지만 이 행사에서 해답을 미리 찾을 순 없었다. 애플 콘텐츠만의 차별점은 찾아볼 수 없었고, 명사들이 무대에 올라 지루하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홍보할 뿐이었다.

 

 

스필버그 감독은 어릴 적 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에서 영감 받은 ‘어메이징 스토리(Amazing Stories)’라는 SF쇼를 연출한다. 제니퍼 애니스턴과 리즈 위더스푼은 J. J. 에이브럼스와 함께 TV 시리즈 ‘모닝쇼’를 작업하고 있다. ‘아쿠아맨’ 주연 배우인 제이슨 모모아는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우는 시리즈 ‘씨(Sea)’에 캐스팅됐다.

 

특히 ‘미국 토크쇼 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행사 마지막에 등장해 쿡 CEO와 포옹을 나눈 뒤 자신이 두 편의 다큐멘터리 작품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윈프리와 포옹할 당시 쿡 CEO의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고 미 언론은 앞다퉈 보도했다.

 

하지만 애플은 월 이용료 등은 밝히지 않아 궁금증을 남겼다. 한국에서는 서비스되지 않는 점 또한 아쉽다. 

 

애플은 TV플러스에 연 10억 달러(한화 약 1조1300억원) 정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넷플릭스나 HBO가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는 비용에는 못 미치는 액수다.  

 

 

세계 1억3900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업계 최대인 넷플릭스와의 경쟁구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넷플릭스의 아성을 무너뜨리기란 쉽지 않고 아마존, HBO·타임워너 등을 보유한 AT&T, 아니면 21세기폭스를 인수하고 이제 막 시장에 뛰어든 디즈니 등과 2인자 경쟁을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복잡한 시장에서 애플이 어떻게 존재감을 부각할지 차별화 전략도 궁금해진다.

 

이 밖에도 애플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 등 주요 신문과 내셔널지오그래픽, 타임, 빌보드 등 300개 이상의 잡지를 망라한 번들형 신문·잡지 디지털 구독서비스 ‘뉴스플러스’를 월 9.99 달러에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애플페이와 연동 가능한 신용카드 ‘애플카드’ 사업도 시작한다. 국내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 플랫폼 ‘애플 아케이드’도 소개됐다. 구독 형태로 돈을 지불하고 여러가지 게임을 추가 구매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애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