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난해 10월 5일 오후 서울구치소 앞은 신동빈(사진) 롯데그룹 회장의 출소를 기다리는 취재진으로 북적댔다. 235일간의 구치소 생활을 마친 신 회장은 취재진에게 “열심히 일하겠다”는 짤막한 말을 남겼다. 그리고 그 말은 실천에 옮겨졌다. 신 회장은 복귀 후 5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경영에 속도를 내는 한편 사내에서는 직원들과 스킨십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활동도 활발하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해 베트남 복합단지 프로젝트 현황을 점검하고 인도네시아 대규모 유화단지 기공식에 참석했다.
신 회장은 새해 들어 과감한 혁신과 지속 성장을 위한 강도 높은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그는 지난 1월 롯데그룹 상반기 사장단회의인 ‘롯데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에서 도덕경에 나오는 문구인 ‘대상무형(大象無形)’을 인용하면서 “미래의 변화는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하다”며 고강도 혁신을 주문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올해 최대 규모의 투자와 고용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미국 화학 공장 완공,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착공, 베트남 신도시 개발 등 글로벌 경영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신 회장의 향후 재판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그의 행보에 작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지만 대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신 회장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