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미가 대북정책에 엇박자를 내면서 불화설이 터져 나온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하노이 회담 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겨냥해 ‘거짓말쟁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가 북한은 물론이고 북한 비핵화 의지를 ‘보증’한 한국에도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 관료가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를 언급할 거면 (워싱턴에) 오지 말라’는 뜻을 우리 외교부에 우회적으로 전달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외교부 대변인은 어제 정례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과정의 중요한 국면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미동맹의 틈새를 벌리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미관계의 이상 기류를 보여주는 정황 증거는 차고 넘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청와대가 이를 “중재를 요청했다”고 발표한 게 대표적 사례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최근 “중재는 이해관계가 없는 제삼자가 하는 것”이라며 “미국 측에서 이에 대해 상당히 불편한 감정을 표시했다. (이후) 청와대에서 ‘촉진자’라는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