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면서 경유와의 가격 격차가 지난 10년래 최소가 됐다. 경유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졌지만 소비량은 되레 늘어, 향후 정부가 추진하는 ‘경유세 인상안’에 대한 갑론을박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1287.06원으로, 휘발유 가격(1388.16원) 대비 경유 가격이 92.7%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2009년 1월 넷째 주(93.8%) 이후 주간 기준으로 1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이고, 월간 기준으로도 2009년 1월(96.5%) 이후 가장 높다.
두 유종 간 가격 격차는 휘발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급락하면서 좁혀졌다. 지난해 미국 정유사를 중심으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제 휘발유 가격이 올해 초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휘발유 대비 경유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졌지만 경유 소비량은 되레 늘고 있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 통계인 올해 1∼2월의 누적 휘발유 소비량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반면 경유는 같은 기간 10.0% 늘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경유세 인상이 현실화하더라도 경유 소비가 줄어들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경유 값만 오르고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미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엽계의 한 관계자는 “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은 노후 화물차는 화물보조금 때문에 경윳값이 올라도 운행을 줄일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 사실”이라며 “경유세를 인상해도 소비량이 크게 줄 것으로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