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박헌영, MB 아들 이시형에 5000만원 배상해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사진)씨가 자신의 마약 투약 의혹을 제기한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와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배상 받게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이씨가 고 전 이사와 박 전 과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두 사람이 공동으로 이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기록과 원심판결 등을 토대로 “고 전 이사와 박 전 과장의 상고 주장에 이유가 없다”며 원심 그대로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심리불속행’이란 형사사건을 제외한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이 법 위반 등 특정한 사유가 없다면 더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상고심절차에관한특례법에 따라 대법원에서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것이다.

 

 

앞서 KBS 시사프로 ‘추적 60분’은 2017년 7월 ‘검사와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방송(위 사진)을 통해 “2015년 9월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둘째 사위의 마약 투약 사건과 관련해 시형씨가 연루된 정황이 있지만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달 26일 박 전 과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고 전 이사로부터 과거에 이씨가 마약을 흡입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의 글(위 사진)을 올렸다.

 

이에 이씨는 같은 해 8월 “근거 없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데 대한 책임을 묻겠다”며 고 전 이사와 박 전 과장을 상대로 1억원의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그는 이와 별개로 KBS ‘PD수첩’의 해당 방송을 제작한 PD 등 관계자 5명에 대해 명예훼손에 따른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이씨는 입장문을 통해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면 DNA검사도 받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검찰에 고소인 신분으로 출석해 자진해서 모발 및 소변 검사와 DNA 조사를 요청했으나 마약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1심은 “박 전 과장이 다수가 볼 수 있는 SNS에 해당 글을 올린 것은 허위사실을 적시해 이씨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라며 “고 전 이사가 전파가능성이 있는 박 전 과장에게 그 같은 내용의 거짓말을 한 것도 이씨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거짓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사실관계를 바로잡아 이씨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조치를 취한 바가 전혀 없다”라며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이 허위로 밝혀졌음에도 공익을 위한 정당행위라는 등의 주장을 하며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고 이씨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이들의 주장과 제출된 각 증거들에 비춰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면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뉴시스,KBS‘PD수첩’,박헌영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