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지인 권유에 마약 시작" 황하나 진술에 "버닝썬 전 직원과 마약 투약" 증언 재조명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뒤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사진 앞줄 가운데)씨가 연예인 지인의 권유로 마약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황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수사가 연예계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약 유통 및 약물 성범죄의 온상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서울 강남 소재 대형 클럽 ’버닝썬’의 전 직원과 황씨가 함께 마약 투약을 했다는 증언도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6일 수원지원 연선주 판사는 황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실질심사)을 열어 검토한 뒤 오후 6시50분쯤 영장을 발부했다.

 

연 판사는 “도주의 우려가 있어 구속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날 SBS ‘8 뉴스’는 황씨가 법원에서 마약 투약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법원에서 황씨는 “2015년 처음 필로폰을 투약했으며 이후 3년간 않다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연예인 지인 A씨의 권유로 다시 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8 뉴스’는 “황씨가 필로폰을 끊고 싶었지만 A씨의 강요로 계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고 했다.

 

현재 황씨는 2015년 5∼6월과 같은해 9월에는 필로폰을, 지난해 4월에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황씨는 지난 4일 체포된 뒤 경찰 조사에서 이런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황씨가 마약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지난해 10월부터 수사를 벌였지만 압수수색 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2차례 반려되는 등 조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나 이날 황씨가 구속됨에 따라 경찰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황씨가 ‘연예인 지인의 권유로 마약을 하게 됐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번 수사는 연예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인다.

 

이와 관련해 황씨가 클럽 버닝썬 직원과 마약 투약을 했었단 보도가 최근 전해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3일 MBN ‘뉴스 8’은 “2015년 11월 황씨가 입건되기 전에도 버닝썬 직원과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황씨와 함께 수사를 받던 C씨의 진술을 전했다.

 

C씨는 “황씨가 2015년 11월 입건되기 전에도 이 직원과 함께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마약을 투약한 뒤 남성들과 함께 있는 동영상을 찍어 지인들과 공유도 했다”고 덧붙였다.

 

클럽 버닝썬은 지난해 말 손님 집단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데다 최근까지 마약 유통 및 투약, 성범죄 방조, 탈세 및 횡령, 공권력 유착 등 의혹의 중심에 섰다. 특히 빅뱅 전 멤버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 등이 한때 홍보 담당 사내 이사로 활동하면서 설립부터 최근까지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에 강남 대형 클럽과 연예인 그리고 공권력 간 부정부패와 비리 등의 정황이 속속 드러나 사회적 공분을 샀다.

 

앞서 황씨는 2015년 11월에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그는 그해 9월 강남 모처에서 지인인 B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를 담당한 서울 종로경찰서는 별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7년 6월 황씨를 검찰에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황씨는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단 B씨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마약 공급책이 더 높은 수위의 형사 처벌을 받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에 ‘봐주기식 수사’가 이루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달 초 한 언론 매체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황씨로 추정되는 여성이 “우리 삼촌이랑 우리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 개베프(친한 친구 사이)야”, “나 지금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랑 만나고 오는 길이야. 내가 사진도 올렸지만 그냥 민원실도 아니다. 경제팀도 아니고 사이버수사팀도 아니다” 등 경찰과 유착 의혹이 의심가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다른 매체는 황씨와 지인 간 카카오톡 대화에서 마약사건 수사가 마무리될 시기인 2015년 말 황씨가 지인에게 어머니와 심하게 다퉜다고 토로하면서 “사고 치니까 (어머니가 화나서) 그러면서 뒤에서 뒤처리는 다 해준다. (사고치고 다니니까 어머니는) 내가 미운 거지 뭐… 나한테 사기 치는 애들이 많잖아”라고 밝힌 내용도 공개됐다.

 

이에 경·검의 봐주기식 유착 의혹이 더욱 크게 불거졌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 MBN ‘뉴스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