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완연하다.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전국 꽃 명소들은 상춘객들로 봄비고 있다. 하나 주부 전모(63)씨에겐 봄나들이는 남의 얘기에 지나지 않는다. 지난겨울부터 가끔 나타났던 요실금 증세가 최근 심해져 웬만하면 외출을 삼간다. 가볍게 걷기만 해도 자신도 모르게 새어 나오는 소변으로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외출 때만 그런 것이 아니다. 기침하거나 크게 웃기만 해도 의지와는 관계없이 새어 나오는 소변에 속옷을 적시기 일쑤다. 평범한 일상을 무참히 깨뜨린 요실금 탓이다. 자신의 의사와 관계없이 소변이 나와 속옷을 적시는 중년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증상이 요실금이다. 우리나라 여성 약 30%가 요실금 질환을 갖고 있지만, 이 중 실제로 병원을 찾는 이들은 약 7%에 불과하다. 요실금은 분명히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음에도 수치심이나 정보 부족 등으로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지 못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외출은 물론 대인관계마저 어렵게 하는 요실금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살펴봤다.
◆출산, 여성호르몬 감소 등이 주원인
요실금은 소변을 저장, 배출하는 방광과 요도괄약근 기능 문제로 소변의 저장기능에 장애가 생기게 되는 질환을 말한다. 하루 8~10번 이상 배뇨를 하거나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자주 화장실을 찾게 되는 증상도 흔히 같이 나타난다. 크게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으로 분류된다. 그중 중년기 여성 요실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큰 웃음, 줄넘기, 달리기 등 배에 힘이 들어갈 때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한다. 출산 경험이 많거나 난산 등으로 골반 근육이 약해지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소변이 새지 않도록 조절해 주는 요도괄약근이 약해지거나 특히 갱년기 이후에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요도의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기도 한다. 고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오미미 교수는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 약 30%의 여성에서 요실금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근육 힘이 약해지면서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을 저장하는 방광의 저장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며 소변이 자꾸 마렵거나 마려운 순간 참지 못하고 그대로 속옷에 싸버리는 것을 말한다. 나이가 많아지면서 유병률이 증가한다. 대체로 우리나라 여성의 3명 중 한 명은 요실금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인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복압성 요실금이 있는 여성의 30%에서 절박성 요실금이 동반되기도 한다. 뇌졸중이나 치매 등의 뇌 질환이 있을 때도 자주 나타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