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조 회장 자녀 삼남매의 지분 보유량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상속 절차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의 양상이 바뀔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을 중심으로 대한항공, 한진 등 상장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최대주주로 지분 17.84%, 우선주 2.4%를 가지고 있다. 조현아(2.31%), 조원태(2.34%), 조현민(2.3%) 3남매는 모두 6.95%를 소유해 조 회장과 큰 차이를 보인다. 조 회장은 이외에도 대한항공 보통주 1만4130주, 우선주 2만6698주(2.4%), 한진 82만2729주(6.87%) 등을 가지고 있다.
한진칼의 2대 주주는 일명 ‘강성부 펀드’라 불리는 사모펀드 ‘KCGI’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인 KCGI 강성부 대표는 한진칼 지분 중 13.47%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행동주의 펀드’를 자처하며 지속적으로 한진그룹 측에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해왔다. 차후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 가능성도 관측된다. 일단 조 회장의 별세로 한진칼은 석태수 사장이, 한진은 서용원 사장과 류경표 전무 2인 대표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조 회장의 재산상속 과정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조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3남매가 상속받으려면 보유분의 50%를 상속세로 내게 된다. 여기에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라 최대주주의 상속지분을 평가할 때 10~30%를 할증해 과세하고 자녀 등 특수관계인이 상속할 때 평가액의 10%를 할증하는 등 상속세 부담이 증가한다.
한편 조 회장의 별세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진칼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다. 8일 오후 1시 기준 한진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24%가 올라 3만 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