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기자 "윤지오에게 꽃다발 내가 보냈다" vs 윤지오 "거짓 덮으려 거짓말하고 있다"

이른바 '장자연 사건' 증언자 배우 윤지오(32)씨가 '2009년 장자연 사건 수사 당시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으로부터 꽃배달을 받았다'고 밝힌 것과 관련, 김건우 머니투데이 기자가 15일 입장을 밝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 기자는 '윤지오 꽃다발 제가 보냈습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2009년 3월 장자연 사건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윤씨를 알게 됐고, 윤씨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집주소를 수소문하던 중 꽃다발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본인은 2009년 당시 스타뉴스 소속으로, 2009년 3월 7일 장자연씨가 사망한 이후 장씨에 대한 기사를 한달간 80~90건 가량 쓰며 심층 취재했다"며 "2009년 3월 25일 윤씨에 대해 최초로 기사를 쓴 기자이기도 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기자는 "그해 3월 23일 윤씨가 장자연 사건 관련해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다음날부터 윤씨를 만나기 위해 촬영 현장으로 가는 등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접촉에 실패했다"며 "윤씨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파트로 가 인터뷰를 시도하고자 했는데, 그때 꽃배달을 통해 주소를 알아보려 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3월 30일 아파트 부근 꽃집에서 자비로 꽃을 구입한 후 꽃집 주인에게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가서 윤씨의 동호수를 파악한 후 직접 배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꽃 배달을 부탁하면서 꽃다발에 어떤 메모도 남기지 않았고, 저의 연락처도 남기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기자에 따르면 꽃집 주인은 관리사무소에 꽃을 남겨 놓고 전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합니다.

 

그는 윤씨가 자신에게 "왜 꽃을 보냈느냐"는 질책성 질문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기자는 꽃을 보낸 다음날 윤씨를 대학교에서 마주쳤고, 이 일로 2009년 4월 초순경 경기경찰청으로부터 출석요구를 받아 참고인 조사도 받았다고 했습니다.

 

김 기자는 "당시 경찰이 꽃 배달이 홍 대표의 지시였는지를 집요하게 물어봤다"고도 주장했는데요.

 

그는 "당시 입사 1년에 불과했으며, 홍 대표를 직접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며 "꽃 배달을 통해 윤씨의 주소를 알아내 취재하려 한 것이 무리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법적인 책임을 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건우 기자 "꽃배달 통해 윤지오 주소 알아내 취재하려고 한 게 무리였다면 잘못 인정하고 책임질 것"

 

이에 대해 윤씨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홍 회장이 거짓말을 덮으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김 기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윤씨는 "이분은 갑자기 어디서 나오신 건지 모르겠다"며 "H 대학에서 마주친 기억도 없다. 당시 저는 기자들과 어떤 이야기도 섞지 않았다. 교수님께서 집까지 저를 데려다주셨고 학생들도 바리케이드처럼 (기자들이) 접근 못 하게 막아줬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꽃다발 중간에 꽂힌 카드가 있었다. '오해가 있어 오해를 풀고 싶다'는 두 줄이었다"며 "저만 카드를 본 것도 아니고 엄마와 같이 봤다. 그때 홍 회장이 조사받을 때라 더 무서웠고, 경찰에 신고해 꽃을 수거해갔다. 경찰도 머니투데이라고 알고 수색하러 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씨는 "(머니투데이 측이) 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꽃배달로 주소를 알아낸다는 (김모 기자의 설명) 자체가 스토킹의 일부다. 자랑이 아니지 않으냐. 오히려 본인들이 스스로 문제를 계속 만들고 계신다"고 강조했습니다.

 

윤씨는 또 김 기자의 말이 설령 사실이라고 해도 꽃을 보낸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개인행동이었다고 해도 윗선에 보고를 해야 했다. 제 주소만 파악하려고 꽃을 보냈다는 게 더 무섭다"며 "지금 사태파악을 못 하시는 것 같은데 상당히 경솔하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꽃을 보낸 데 대해 본인(김 기자)이 책임지겠다고 했는데 언론사가 제대로 교육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언론사에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도 했습니다.

 

◆윤지오 "꽃배달로 주소 알아낸다는 게 스토킹…설령 사실이어도 이는 잘못된 행동"

 

윤 씨는 김 기자 주장에 어떻게 대응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제가 경찰에 연락하면 당시 (꽃다발) 수사 기록이 있을 거고, 그게 제일 정확할 것 같다"면서 "왜 10년 만에 그런 입장을 내셨는지 모르겠는데 뭘 얘기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또 김 기자가 꽃 배달 사건은 장자연 사건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고 한 데 대해 "누가 본질적으로 같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굳이 본인들이 같지 않다고 얘기한다. 대단하신 분들"이라며 "그럼 그 분들이 생각하는 본질적인 건 뭔가. 본인들이 조사해서 기사를 내면 되는 것 아닌가. 아무 언론도 본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는데 본질과 다르다고 얘기하는 건 모순"이라고 했습니다.

 

윤씨는 "국민을 개돼지로 아시는 것 같은데 얼마나 박식한 분들이기에,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한다고 사실이 가려지지는 않는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는 조만간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으며, 공소시효 개정안에 대해 금주 내 국민청원도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