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노트르담 대성당의 15일(현지시간) 화재는 같은 피해를 입은 본 각국의 여러 가지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에게는 11년 전인 2008년 2월 10일 발생한 숭례문 화재가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숭례문과 대성당이 수도 중심부에 서 있는 한국, 프랑스 대표 문화재라는 점에서 시민들을 큰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화재 현장 혹은 TV로 방영된 화면을 통해 화재를 본 사람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두 곳 모두 건물 상층부가 소실되었으나 전소는 피했다. 숭례문은 5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2013년 복원됐고,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화재 직후 “최악은 면했다. 대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문화재 화재는 방화로 인한 것도 적지 않다. 숭례문이 그렇고, 토지 보상에 불만을 품은 범인이 저지른 창경궁 문정전 방화, 비호감 문화재를 청산한다며 벌인 수원 화성 서장대 방화 등이 대표적이다. 방화범들은 자신의 주장을 부각하기 위해 주목도가 높은 문화재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화재청은 대성당 화재와 관련해 16일 문화재 전반에 대한 긴급점검을 실시하기로 하고, 방재시설의 신속한 가동성 확보와 안전경비원을 통한 현장점검 강화를 지방자치단체에 긴급 요청했다. 화재에 취약한 국가지정문화재는 목조 건축물 등 469건으로 파악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초동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현장의 방재시설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지자체, 문화재 돌봄단체, 현장 경비인력 등의 유기적인 협업이 현장에서 잘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