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부천소사 당협위원장)이 세월호 5주기인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세월호 유가족을 겨냥한 비난 글로 파문을 일으켰다. ‘5·18 폄훼’ 발언 논란에 이어 또다시 ‘막말 논란’에 휩싸이는 형국이다. 황교안 대표는 사과 표명과 함께 이들에 대한 징계 논의 작업에 착수하는 등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고 적은 뒤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앞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한국당의 참패를 두고 “세월호처럼 완전히 침몰했다”고 표현해 비판받은 바 있다.
차 전 의원도 전날 오후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고 막말성 글을 썼다. 이어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한다”고 적었다.
이들은 논란이 일자 게시물을 삭제하고 해명했지만, 당 안팎에서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범여권에서는 이들에 대한 제명과 정계 은퇴 요구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이 역사 문제뿐 아니라 세월호 같은 비극적 일에 대해서도 막말을 하는데 정말 상상할 수 없다”며 “5·18 망언 논란 때도 그랬지만, 한국당이 제대로 책임을 묻지 않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논평에서 “세월호 참사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정쟁의 도구로 사용한 반사회성 인격장애 ‘소시오패스’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거들었다.
황 대표는 이날 인천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제 참석 직후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의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입장문을 냈다.
당 내에서는 김순례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의 ‘5·18 폄훼 발언’에 대한 당 윤리위의 징계절차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당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까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당 윤리위는 19일 회의를 열어 김 최고위원과 김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정 의원과 차 전 의원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 여부도 이날 함께 다뤄진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