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쓴소리 덕분에 재야의 논객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김동호 목사(사진)가 세월호 참사 5주기 전후 유족을 상대로 망언 파문을 빚은 자유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에게 “분별력이 없는 게 가장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높은 뜻 연합선교회 전 대표인 김 목사는 17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의 막말 파문과 관련, “정치하시는 분들에게 ‘그냥 머리가 좋다’, ‘나쁘다’ 말하면 웃기는 얘기지만 머리는 좋으신 분 같다”며 “학력도 좋고 똑똑하신 분이고 그런데 ‘정치를 하다 보면 바보가 되는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그거(망언)는 하수들이나 하는 소리”라며 “바로 앞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못 보는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파문이 커지자 바로 사과하고 철회하는 것을 보면 한 수도 앞으로 내다보지 못하고 그런 소리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분별력”이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그런데 분별력이 없다는 게 참 큰 문제”라며 “왜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분별력이 없어지고 바로 앞의 일도 못 보고 자기한테 손해되는 것도 모르느냐”고 반문했다.
김 목사는 또 “제가 두 가지 원인을 생각했다”며 “첫째는 욕심인데, 욕심이 생기면 볼 거를 못 본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정치는 나라의 정의와 바른 길, 국민, 나라를 생각해야 되는데 요즘 정치인은 그걸 못 보고 내 표만 생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아울러 “둘째는 오만”이라며 “오만하면 정치인이 국민에게 갑질하게 된다”고 했다.
나아가 “그게 오만에서 오는 바보스러움이라는 것”이라며 “그런 사람한테 나라의 큰 배의 키를 맡겼다는 거니까 이게 참 큰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세월호 얘기 그만해라. 징글징글하다’는 분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현정 아나운서의 질문에 “뜬금 없이 위안부 생각을 했다”며 “우리나라의 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와 자세, 입장 하고 비슷하다는 생각이 좀 들었다”고 답했다.
더불어 “국민을 위로하고 감싸주고 그래야지 어떻게 징글하다는 말을 쓸 수가 있느냐”며 “이건 인간으로서는 할 수 없는 말”이라고 힐책했다.
그러면서 “그냥 그날(세월호 참사일)만 돼도 괴로운 사람들한테 그 독침을 그렇게 쏘아대는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며 “사람이 그렇게 되면 그건 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세월호 5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차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이라고 시작하는 장문을 통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고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후 사과의 글을 올렸다.
정 의원도 참사 당일인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라며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라고 유가족을 비난했다.
이어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며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고 적어 논란을 빚었다.
그 역시 이날 사과했다.
논란이 일자 한국당은 차 전 의원과 정 의원의 세월호 관련 발언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김동호 목사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