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드루킹 만나거나 협박 금지' 조건으로 77일만에 석방

보석금 2억 중 1억 현금 납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구속 77일만인 17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이날 김 지사가 신청한 보석을 허가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지난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한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지난 1월 30일 1심은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면서 김 지사를 법정 구속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드루킹 일당과 접촉 엄금'이 보석허가 핵심조건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이날 김 지사에게 보석에 따른 5가지 조건을 내 걸었다. 

 

① 주거는 창원시 주거지로 한정하며 주거 변경이 필요하면 서면으로 법원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② 소환시 정해진 일시, 장소에 출석하여야 하며 출석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미리 사유를 명시하여 법원에 신고해야 한다 ③ 기소 사건 피고인들과 증인과  증인신청이 예정된 사람 등 재판관계인과 만나거나 연락하지 말 것, 이들 또는 그 친족에게 협박 회유 명예훼손 등의 해를 가하는 행위를 하지 말 것 ④ 도주 및 증거 인멸행위 엄금 ⑤ 3일 이상 주거지를 벗어나거나 출국시 미리 법원에 신고하여 허가를 받을 것 등이다. 

 

5가지 조건 중 재판부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드루킹 등 재판관련자 및 증인과의 접촉(유무선, 메지시 등의 연락행위 포함)해선 안된다는 점이다. 

 

◆ 보석 보증금 2억원 중 1억원은 현금, 실제 1억100만원 내고 풀려나...10억 보증금 MB는 실제 1000만원만

 

서울고법 형사2부는 김 지사 보석보증금으로 2억원을 책정하면서 이 중 1억원은 현금, 나머지 1억원은 보석보증보험증권(보증금의 1% 납부시 발행)으로 대신할 수있도록 조치했다. 일반적으로 보석보증금 전액을 보험증권으로 대신할 수 있는 것에 비해 다소 엄격한 조건이었다. 

 

재판부 결정에 따라 김 지사는 1억100만원을 들여 구치소 밖으로 나왔다.

 

지난 3월 6일 역시 보석으로 석방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겐 보석보증금 10억원이 책정됐지만 모두 보험증권(보증금의 1%)으로 납부를 대신토록 해 실제 이 전 대통령측이 부담한 금액은 1000만원 정도였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