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옛 통합진보당 해산과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에 모두 관여한 헌법재판관들 가운데 마지막까지 현직을 지킨 서기석(66)·조용호(64) 두 재판관이 임기만료로 헌재를 떠났다.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헌법재판소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펼쳐졌다는 평이 나온다.
두 재판관은 18일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퇴임사에서 두 재판관은 그간 대통령 탄핵 같은 중대 사건의 결론을 내리는 과정에서 겪은 고뇌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먼저 서 재판관은 “지난 6년간 우리 사회는 극심한 정치적·사회적 갈등과 분쟁을 겪었고, 이것이 정제되거나 해결되지 못한 채 헌법재판소로 쏟아져 들어왔다”고 회상했다. 통진당 해산을 둘러싼 보혁갈등,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전후한 진보 촛불 진영과 보수 태극기 세력 간의 대립 등을 지칭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서 재판관은 “재판관으로서 지난 6년의 시간은 저로서는 영광되고 보람된 나날이기도 하였지만 참으로 힘든 나날이기도 하였다”며 “왜 이렇게 임기는 길어서 이 고생을 하는지 원망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통진당 사건에선 ‘위헌·해산’, 대통령 탄핵 사건에선 ‘위헌·파면’ 의견에 각각 섰다.
조 재판관도 “입법부 또는 행정부가 헌법을 위반하는 것은 하나의 사건이지만 재판관이 이를 승인하면 이는 헌법의 원칙으로 된다는 경구를 되새겼다”는 말로 그동안 재판관으로서 사건에 임한 자세를 소개했다.
이어 조 재판관은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선고되면 이제는 재판관이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된다”며 “6년 동안 내린 많은 결정에 대하여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두려움이 앞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는 통진당 사건에선 ‘위헌·해산’, 대통령 탄핵 사건에선 ‘위헌·파면’ 의견에 각각 섰다.
경남 함양이 고향인 서 재판관은 경남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9년 제2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1년 서울남부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32년간 법관 생활을 했다.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의해 행정부 몫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충남 청양이 고향인 조 재판관은 중앙고, 건국대 법대를 졸업하고 1978년 제2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83년 대전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30년간 법관 생활을 했다. 서울고법원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의해 서 재판관과 나란히 행정부 몫 헌법재판관에 임명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