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탄2신도시 핵심 문화복합시설 ‘허위공모’ 논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문화복합공간 건립 부지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건설사 컨소시엄이 선정후 공모제안서와 달리 문화·공연 시설과 건축물을 판매시설로 둔갑시키고 내부구조를 바꾸는 사업계획 변경을 마쳐 ‘허위공모’논란이 일고 있다. 이 업체는 이 과정을 거쳐 당초보다 수백억원의 수익을 올리게 돼 특혜의혹도 일고 있다.

 

(위쪽부터) 조감도 공모안과 변경안.

18일 경기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해 5월 동탄2신도시내 ‘워터프론트콤플렉스 문화복합용지’1만1333㎡에 대한‘제안공모’방식의 사업자 선정에 나서 제일건설㈜ 컨소시엄을 우선대상협상자로 선정했다. ‘제안공모’에는 제일건설 컨소시엄을 비롯해 모두 9개의 컨소시엄이 응모했다.1만1000여㎡ 부지에 9개 컨소시엄이 몰린 것은 이 부지가 동탄2신도시내 유일한 호수와 마주하는 핵심 요지이기 때문이다. 

 

공모안에 대한 평가는 재원조달계획(90점)과 종합개발구상 및 단지계획(160점), 건축계획(90점), 사업운영·Tenant 유치관리 및 공공기여도(350점) 등 4개 분야로 나뉘었다. 제일건설측은 이 가운데 350점이 배정된‘사업운영·Tenant 유치관리 및 공공기여도’분야에서 다른 응모 컨소시엄에 비해 최고 90점을 더받는 압도적 배점으로 1위가 돼 우선협상사업자가 됐다.

 

제일건설측은 이에따라 경기도시공사와 해당 부지를 ㎡당 477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당 477만원은 주위 부지가의 3분의1∼5분의 1 수준인데, 제안서 내용처럼 제대로된 문화복합공간을 건립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특혜조치다.

 

하지만 제일건설측은 금년초부터 사업계획 변경에 나서 새 변경안으로 지난달 25일 건축허가를 마쳤다. 새 변경안은 1위로 심의를 통과했던 ‘공모안’과는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했다.

 

‘라끄몽’이라는 건물명의 공모안은 지하 3층∼지상 5층의 건물로 앞의 호수를 품는 형상의 양 날개 형식의 건물 중심에 독립된 계란모양의 타원형 건물이 들어서 있다. 지하 1층 중심에 지역예술가를 위한 공연장과 뒷편으로 열린도서관을 배치했고, 지상 1층에는 중심에 갤러리형 북까페와 청년창업시설을 뒀다. 2층은 넓고 쾌적한 테라스 공간과 오픈 스페이스 공간을 계획했고, 3층은 지역주민들과 예술가들의 문화·예술작품 참여·전시·판매를 위한 공방전시시설 ‘테라스팩토리 스토어’와 지역예술가들의 기획전시가 가능한 가변형 전시공간 ‘아이갤러리’를 배치하는 등 상업성이 높은 지하 1∼지상 3층에 문화시설 설치를 최우선으로 했다. 라끄몽은 이어 4층에는 수익성이 약한 미래형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MBC PLUS 방송테마파크’와 공연장을, 5층은 내셔널지오그래픽 및 공연장으로 꾸몄다. 이는 심사위원 누구나 높은 점수를 줄수 밖에 없는 문화시설 설치와 배치다. 

 

하지만 변경안은 지하 1층의 열린도서관을 없애고‘공연장’을 축소해 건물 안쪽으로 위치를 변경한 뒤 원래의 시설이 있던 장소는 잘개 쪼개 판매시설로 둔갑시켰다. 지상 1∼3층은 모든 문화복지 시설을 없애고 모두 5∼10평 규모의 판매시설로 변경했다.4층의 ‘MBC PLUS 방송테마파크’자리에는 수익성 높은 테넌트 ‘주렁주렁’이 차지했다. 주렁주렁은 다른 컨소시엄이 제안했으나 수익성 높은 문화시설로 분류돼 감점의 요인이 된 시설이다. 

 

건물별로는 1층부터 5층까지 공연장과 전시장 북까페 등 문화복지시설로 구성된 계란형의 건물은 모두 상업시설로 변했고, 이 건물을 중심으로 모든 위치의 내부를 바라모며 이동할 수 있는 아름다운 테라스 구조와 이동통로도 제거됐다. 특히 독립건물 형태의 계란형 건물을 상업시설로 바꾸면서 면적을 넓혀 오른쪽 날개 건물에 붙이고 모양도 타원형으로 변경했다.

 

변경 설계도면을 본 한 건축사는 “핵심 문화복합시설을 이렇게 상업시설처럼 바꾸는 예는 거의 없다”며 “이런 변경안이 승인된 것에 놀랐고 다시 심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