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관광허브’ 부상 만반의 준비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가보니 / 26일 개장… 새 랜드마크 전망 / 쇼핑·관광 인프라 부족은 숙제

18일 제2경인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이 인천IC를 빠져나오자 인천항이 가깝게 보였다. 아암대로를 거치자 우측으로 남항 배후기능을 담당하는 아암물류1단지가 나타났고, 곧 거대 구조물이 위용을 드러냈다. 이달 26일 정식 개장을 앞둔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사진)로 향후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인천항만공사(IPA) 남봉현 사장은 “내실 있는 마케팅으로 인천이 명실상부 동북아 크루즈 관광허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찾은 현장에는 보안검색 장비들을 갖추고 각종 설비를 점검하는 작업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터미널 내부는 공항의 축소판이란 게 IPA 측 설명이다. 1층과 2층이 각각 입국장, 출국장으로 나뉘었다. 그 안으로는 입국·출국심사 및 보안검색, 면세품 인도장 등이 마련돼 있다. 이곳을 이용하려면 여권 등 여행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밟아야 한다.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은 2017년 6월 공사를 시작해 최근 공정이 마무리됐다. 사업비는 총 202억원에 승객 편의를 위한 이동식 승·하선용 탑승교인 갱웨이(Gangway)를 설치하는 데 78억원이 추가로 들었다. 서해안의 파고가 높아 선박이 흔들려도 갱웨이를 통해 무리 없이 승·하선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로 연면적 7364㎡, 22만5000t급 크루즈의 접안도 가능하다. 길이로만 따졌을 땐 400m가 넘는다.



크루즈터미널은 올해 총 22항차의 입항 계획을 세웠다. 방문하게 될 승객과 승무원 예상인원은 6만여명이며 이 중 절반을 인천 관광객으로 초대코자 한다. 오는 26일 오픈에 맞춰 11만t급 호화선박인 코스타 세레나호가 출항할 예정이다. 6일간 중국 상해, 일본 후쿠오카를 경유해 국내로 다시 들어온다. IPA는 국내외 설명회를 비롯해 세일즈 콜, 박람회 참여 홍보 등 다각도 마케팅에 나설 방침이다.

개선해야 할 과제도 많다. 과거 고객유치 시 중국시장에 지나치게 편중했던 게 대표적이다. 한국관광공사 ‘연도별 크루즈 입국자 수’ 현황을 보면, 2011년 15만명에서 2016명 200만명으로 급격히 늘었지만 2017년 국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라 이 수치는 50만명 수준으로 추락했다. 사드 이슈 전 인천의 크루즈 관광객 비중에서 중국이 90% 이상을 차지했다는 보고서도 있다.

인천항 일대 쇼핑·관광 등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도 숙제다. 당장 신포시장, 월미도, 차이나타운, 자유공원 등 주변 관광자원들로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을 뿐 장기적인 구상은 내세울 만한 게 없다. 터미널과 인천 도심을 잇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이 전무해 접근성도 크게 떨어진다. 곧 출항하는 크루즈의 경우 여행사에서 자체 셔틀버스를 운행해 2500여명의 관광객을 실어나르기로 했다.

IPA 관계자는 “크루즈산업의 인프라는 조성됐지만 이를 활용하고 육성해 나갈 인천시의 종합계획이 부재하다”며 “지하철 연장, 버스노선 확장 등 중장기적으로 지자체가 나서 활성화 방안을 논의·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