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정미경(사진) 최고위원은 20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내년 총선 240석 목표‘발언에 대해 "헌법 개정에 필요한 3분의 2이상을 확보해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를 빼고 사회주의로 개헌을 하겠다는 불순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사회주의로 헌법 개정을 하겠다는 저들의 불순한 시도를 막아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많은 의석을 차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들은 벌써부터 총선 선거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올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최고위원은 "황교안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며 "(황 대표는)사고와 행동이 굳어 있지 않고 열려 있다. 우리는 지금 이분을 앞세워 전쟁에서 이겨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가 취임 후 그동안 보여 준 당 운영과 인사 등 여러 가지 행보를 보면 (특정 계파에) 휘둘리거나 쏠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보수대통합과 관련해 "바른미래당에 있는 한국당 출신 의원과 먼저 하고 그 다음에 애국당과 하는 것이 순서"라며 ‘단계적 통합론’을 제시했다.
―한국당이 개선해야 할 점은
"과거엔 영남 지역 출신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 중심으로 당이 움직였다. 지금은 이런 현상이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고 있는데 항상 잠재돼 있다고 봐야한다. 당의 지지율이 오르면 영남지역 의원의 목소리가 또 커지지 않겠는가. 영남지역 출신 의원 목소리와 수도권 출신 의원의 목소리는 엄연히 다르다. 한국당이 영남지역 의원의 목소리에 편승해버리면 망한다. 영남지역 출신 의원 중심으로 당이 움직이면 수도권 민심은 떠나기 때문이다. 지금은 친박이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 후 친박의 의미도 없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나는 친박이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의원이 어디 있었나."
―보수 대통합에 대한 입장은
"보수통합을 해야 한다. 집권하지 못하는 정당은 죽은 정당이나 다름없다. 집권하려면 중도층을 흡수하는 등 외연확장을 해야 한다. 외연확장의 핵심은 수도권이다. 바른미래당에 있는 한국당 출신 의원들, 우리식구들이 다 들어와야 한다. 뿐 만 아니라 우리와 뜻을 하는 분은 함께 해야 한다. 애국당과도 합쳐야하는데 만약 애국당이 먼저 한국당에 들어오면 (바른미래당)그분들은 안 들어올 것이다. 1차로 바른미래당 의원, 2차로 애국당 순으로 합쳐야한다. 안 그러면 우리는 중도 외연확장이 안 된다. 바른미래당은 깨질 것이다."
―황 대표를 평가하면
"개인적으로 황 대표는 사법연수원 연수 시절 때 스승이었다. 대표 취임 후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하고 계신다. 검찰에 오래있으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을 하는데 황 대표는 그렇지 않다.
황 대표가 대화하며 상대방의 생각을 배려해 깜짝 놀랐다. 우리 대표가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그런 마음이 들었다. 사고와 행동이 굳어있지 않고 마음이 열려있다. 수많은 정치지도자를 봤다. 우리 황 대표는 대화하며 상대방 얘기를 무척 잘 듣는다. 그냥 건성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신뢰할 수 있게 한다. 스승과 제자 사이라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문재인정권을 무조건 끝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 황 대표를 앞세워 전쟁에서 이겨야한다."
―보수진영에서 황 대표가 제일 낫다고 보나
"그럼요. 객관적으로 얘기한 것이다. (황 대표가)이회창 전 총재와 닮았다고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이 전 총재를 모르지만 정치인과 언론인을 통해 많이 들었는데 황 대표는 그분과 절대 다르다."
―황 대표가 친박 의원 중심으로 당직인사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과거 기준으로 볼 때 한국당 의원 가운데 친박 아닌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대표가 하늘에서 별을 따와서 쓰는 것이 아니다. 지금 당내에 있는 의원 중에서 사람을 찾아야한다. 그건 오해다. 대표가 그동안 보여준 여러 가지 행보를 보면 그런 것에 휘둘리거나 쏠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내에서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경수 경남지사가 보석으로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도 받아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총선 공천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제일 어려운 문제다. 지난 총선은 공천 때문에 망했다. 수도권과 영남지역은 공천 룰이 달라야 하며 별개로 가야한다. 정말 그 누구의 사심이 들어가면 안 된다."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며 느낀 점은
"방송에 출연하면서 정권 교체 후 한계를 피부로 느꼈다. 정권이 언론장악을 어떻게 하고, 어떤 방식으로 하고, 그것이 어떤 현실로 나타나는지 봤다. 방송 녹화과정에서 내 발언이 짤리고 편집되곤 했다. 최고위원 당선 후 편집되지도 않고 삭제되지 않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좋다. 최고위원은 당의 회의 때 국민들에게 공개로 얘기할 수 있다. 내 생각을 가감 없이 삭제, 편집되지 않고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정말 좋다."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