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 ‘형제의 나라’ 터키 기념비에 밥상 차린 시민들

'전쟁기념관 관리 참담하네요' 게시글 올라와 / 6·25 전쟁 참전국 기념비 식탁 삼아 식사하는 모습 담겨 / 전쟁기념관 측 관리 소홀 사과

지난 주말 한 종교단체 주최로 열린 걷기 대회에서 일부 참가자들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의 6·25전쟁 참전국 기념비 위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1일 전쟁기념관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 올라온 ‘전쟁기념관 관리 참담하네요’라는 게시글에는 지난 20일 열린 한 걷기 대회 행사에서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3명이 6·25 전쟁 참전국 기념비 위에 음식물을 올려놓고 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이날 참가자들이 식사를 한 기념비는 터키와 스웨덴 등의 참전 기념비로 비 아래는 원탁 모양의 조형물에 기념비의 의미 등이 적혀 있다.

 

이 글의 게시자는 “위령비를 밥상을 삼아 밥을 먹는 참혹한 광경을 목도했다”며 “도대체 이런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자체도 이해할 수 없으며 호국영령들을 모신 곳에서 밥을 먹는 자체가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전쟁기념관 위령비를 밥상 삼아 밥을 먹는 시민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을까”라며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선조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기억하기 위해 만든 곳인데 여기서 행사를 하게 하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쟁기념관 측은 “당시 행사대관 책임자가 즉시 위령비의 식음료 등을 제거하도록 조치를 취했고, 전쟁기념관 경비대원 안전순찰 중 지적했다”며 “많은 인원 참석으로 통제가 불가해 이런 불미스러운 사례가 발생했다”며 관리 소홀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면서 “향후 행사 참가자 등에 대해 사전 교육을 철저히 하고, 위령비 등 추모공간에 대한 폴리스라인 설치나 추가 안전요원 배치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사 주최 측도 사과문을 통해 “일부 참가자들이 위령비인 줄 모르고, 간식을 먹는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행위로 물의로 일으킨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마음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