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최강 ‘어벤져스’ 군단이 다시 뭉쳤다. 악당 타노스와의 ‘인피니티 워’ 이후 인구 절반이 잿더미가 됐다. 어벤져스 군단도 예외가 아니었다. 남은 자들은 결국 모든 것을 되돌려 놓기 위해 타노스와 최후의 결전에 나선다.
지난 24일 개봉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11년간 이어진 어벤져스 시리즈의 끝을 맺는다. 제작사 마블 스튜디오는 2008년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지난달 ‘캡틴 마블’까지 21편을 선보였다. 모든 것엔 끝이 있는 법. 엔드게임(endgame·최종 단계)이란 제목처럼 앞선 영화들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가는 관문이었다. 영원한 안녕은 아니다.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끝일 뿐이다.
◆연일 국내 신기록…‘아바타’ 넘어서나
◆슈퍼 히어로들 귀환 예정… ‘상치’ 등 새 얼굴도
어벤져스의 슈퍼 히어로들이 역사 속으로 모두 사라지는 건 아니다. 오는 7월 ‘스파이더맨’이 2년 만에 극장가에 돌아온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통해서다. 이 영화는 스파이더맨이 친구들과 유럽 여행을 떠났다가 정체불명의 인물과 악당들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내년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 3’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슈퍼 히어로들의 귀환은 적어도 2022년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다음 타자는 ‘블랙 위도우’다. ‘캡틴 마블’에 이은 마블의 두 번째 여성 히어로물. 또 ‘닥터 스트레인지’ ‘블랙 팬서’ ‘캡틴 마블’도 속편이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대표는 “‘닥터 스트레인지’는 미래의 어느 시점에 속편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닥터 스트레인지2’ 제작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다만 어벤져스 주역인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번스,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는 마블 영화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 마블과의 계약이 끝났기 때문이다.
대신 새로운 히어로가 등장한다. 중국 무술 쿵후에 능한 ‘상치’가 대표적이다. 상치는 마블의 첫 아시아계 히어로란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파이기 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영화는 위험이 있고, 우리는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 영화만 하고 싶다”면서 “중국인 뿌리의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강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마블은 ‘캡틴 마블’과 ‘블랙 팬서’로 여성이나 흑인이 주인공인 히어로물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깼다. “때론 모든 걸 다시 시작하는 게 최선일 수도 있어.” ‘어벤져스: 엔드게임’ 예고편 속 블랙 위도우의 대사는 또 한 번 도약을 앞둔 마블의 자기암시일지 모른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