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의 재능문화센터(JCC)와 강원 원주시의 미술관 뮤지엄 산, 제주의 본태박물관. 이곳들의 공통점이 있다.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安藤忠雄·78)의 손끝에서 탄생했다는 것이다.
안도는 노출 콘크리트의 거장으로 불린다. 콘크리트를 외장재로 노출하는 건축 기법을 도입했다. 발상의 전환, 혁신이었다. 회색빛 콘크리트는 의외의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안도가 전문적인 정규 교육을 받은 건 아니다. 고등학생 시절 권투 선수였던 그는 독학으로 자신만의 건축 세계를 구축했다. 창조성의 근원이다. 1965년 유럽 여행을 갔을 때 “계속 생각하며 걷기만 했다”고 회상한다. 그에게 청춘은 겁이 없는 시기였다. “권투는 홀로서기이며 건축도 마찬가지”다. 1995년 건축계 노벨상으로 꼽히는 프리츠커상을 받으며 세계적 명성을 얻는다.
안도의 작업은 끝나지 않았다. 영화 속에서 그는 ‘빛의 교회’ 유리창을 언급하며 “언젠가 저 유리를 빼내려고요”라고 웃으며 말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똑같은 모양의 건물이 즐비한 서울의 도심이 떠올라 왠지 씁쓸해진다.
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