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국민청원 300만 돼도 여론으로 안 봐"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에 동의한 숫자가 150만 건을 넘어선 가운데,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사진)은 ‘여론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의원은 1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 전화 인터뷰에서 “(국민청원이) 150만이 되든, 200만이 되든 그것이 여론이라고 볼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한다”면서 “왜냐하면 자유한국당 해산 문제로 청원하는,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이란 게 헌법에 명시돼 있고 또 헌법재판소에서 사유가 있을 때 해산되는 것 아닌가”라며 “이러한 장난을 치는 지금, 문재인 정부의 여론조작과 여론몰이가 바람직한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갈무리.

 

김 의원은 “(청원 수가)150만이 됐든, 200만이 됐든 그쪽 당원들이 아까 일부 국민이라고 얘기했는데 국민들이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런데 이건 진영 논리로 가지 않나. (민주당)당원이나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150만, 200만, 300만도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이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그래도 숫자가 만만치 않은 숫자인데 여론몰이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고 보시나”라고 다시 묻자, 김 의원은 “네 그렇다. 지지자들, 거기 당원들만 하더라도 그 숫자는 더 많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해당 국민청원에 대한 조작설을 제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국회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자유민주주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건 군중정치”라며 “청와대 청원이 그런 민주주의 타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청원 조작에 대해서도 의심 가는 부분이 당연히 많다”며 “청원 자체가 국민을 편 가르고 싸우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가 청원을 통해 ‘제2의 드루킹’ 만드는 것을 고치고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2시30분 기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원’ 동의 수는 154만 건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은 전날 오후 역대 최다 청원 수인 119만건을 넘어선 바 있다. 반대쪽인 ‘더불어민주당 정당해산청구’ 청원은 23만건을 넘어선 상황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