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으로 들뜬 5월이지만 ‘가정해체’라는 그늘에 가려진 아이들이 적지 않다. 매년 4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부모 품을 떠나 보육원 등 시설로 보내지고 있다. 부모가 이혼이나 생활고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경우가 많다. 학대하고 방임하는 등 부모가 자격이 부족해 가정에서 나오게 된 아이도 늘고 있다. 이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은 TV 속 이야기일 뿐이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호조치 아동 수는 2017년 말 현재 4121명이다. ‘보호조치’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원가정 대신 보육원이나 그룹홈, 입양가정 등에서 돌보는 것을 말한다.
보호조치 아동 수는 2013년 6020명, 2014년 4994명, 2015년 4503명, 2016년 4592명 등 절대적인 수는 줄어드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는 착시효과일 뿐, 실제로는 저출산으로 전체 아동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호조치 아동이 전체 아동의 0.05% 수준으로 꾸준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가 발생하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조사와 상담을 거쳐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조치를 취하게 된다. 보육원에 보내지는 경우가 전체의 33.7%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정 위탁이 25.9%, 공동생활(그룹홈) 11.9% 순이었고, 입양은 6.8%였다.
이봉주 서울대 교수(사회복지)는 “보호아동의 절대적인 숫자만 보면 줄어들고 있지만 내용적으로는 오히려 열악해지고 있다. 학대·방임으로 가정에서 돌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베이비박스에 유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아동이 시설에 가지 않도록 예방하고, 가정으로 돌아와 부모와 지낼 수 있게 종합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