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자금 횡령에 대해 수사하는 경찰이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일 오전 10시쯤 승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밝혔는데요.
경찰은 버닝썬 자금 2억여원이 승리와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가 차린 주점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로 지출된 것을 확인하고 승리의 횡령 혐의를 수사해 왔습니다.
경찰은 승리와 유 대표 등이 버닝썬 자금을 빼돌리기 위해 브랜드 사용료 계약을 맺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승리는 또 몽키뮤지엄 관련 유리홀딩스 법인 자금을 개인 변호사 비용으로 지출한 혐의도 받고 있는데요.
버닝썬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들여다보고 있는 경찰은 승리와 유 전 대표 외에도 전원산업 이 모 회장과 최태영 대표, 버닝썬 이문호·이모 공동대표, 버닝썬 투자자로 알려진 대만인 '린사모'의 국내 가이드 안모 씨 총 7명을 횡령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전원산업은 버닝썬으로부터 받던 임대료를 3개월 만에 6배 이상 부풀려 버닝썬 자금을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원산업은 클럽 버닝썬이 입주했던 르메르디앙호텔 건물주이면서 클럽 창립 당시 버닝썬엔터테인먼트에 지분 42%를 투자한 최대주주입니다.
경찰은 버닝썬 측이 안씨가 제공한 대포 통장을 활용해 거짓으로 MD를 고용한 것처럼 꾸며 돈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돈 흐름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수사당국은 대포통장 명의자와 계좌 입출금 내역 조사를 통해 돈이 최종적으로 전달된 대상과 정확한 금액 등을 파악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유 전 대표가 설립한 네모파트너즈에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지급된 자금 역시 횡령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입건자들의 횡령 의심액은 약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이날 조사에서 승리가 얼마나 많은 횡령에 개입했는지를 비롯해 관련 혐의 전반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횡령에 관여한 이들이 범행을 공모했는지 밝힐 방침"이라며 "수사 마무리 단계에서 각각의 책임 소재와 금액 등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승리가 버닝썬 자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경찰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입니다.
경찰은 승리 외에 횡령 혐의로 입건된 다른 관계자들도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