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華爲)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화웨이 장비 사용 시 정보 공유를 제한하겠다고 압박한 데 이어 이번에는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화웨이 측 변호사의 재판 배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미국은 강력한 압박에도 반화웨이 전선에 균열이 일면서 핵심 동맹국이 잇따라 이탈 조짐을 보이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동맹국 설득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이 반화웨이 공세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3일 외신 등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검찰은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화웨이 측 변호사 배제 요청서를 제출했으나,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화웨이 측 변호사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미 법무부 차관을 지낸 제임스 콜이다. 콜 변호사는 화웨이의 변호사를 2017년부터 맡고 있다. 콜 변호사는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콜 변호사를 재판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청할 아무런 이유를 알지 못한다”며 “미국 정부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음 주 유럽 순방에 나서는 폼페이오 장관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화웨이 장비사용에 대한 위험성을 거듭 경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은 5G 대책회의 기밀누설 파문으로 정치권이 난장판으로 변했다. 메이 총리는 지난 2일 정부 대책회의 기밀누설 책임을 물어 개빈 윌리엄슨 국방부 장관을 전격 해임했으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회의가 비공개가 아닌 탓에 과거 중요회의에서의 비밀 누설행위와 관련해 처벌 수위가 이례적으로 가혹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영국 내각 내에서도 당시 이 사안을 보도한 텔레그래프가 안보회의 내용을 보도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며 안보 전문가들은 기밀누설 조사가 메이 총리 판단의 적절성이라는 핵심 사안을 가리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앞서 미 정부는 동맹국에도 그동안 공유해왔던 정보를 축소할 것이라고 압박하면서 다시 한 번 화웨이 장비사용 금지를 요청했다. 로버트 스트레이어 미 국무부 사이버·국제정보통신정책 담당 부차관보는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동맹국들의 화웨이 장비사용을 겨냥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동맹국과 상호 연결되고 정보를 공유하는 능력에 대해 재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리처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가 독일 경제부 장관에게 “화웨이나 다른 중국의 통신장비업체를 독일의 5G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은 미국이 독일과 기존과 같은 수준의 (정보)협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