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급매물 속속 거래…바닥 찍고 반등할까? [일상톡톡 플러스]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 뉴시스

 

최근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팔려나가면서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급매물 거래로 호가가 오르면서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의 대출 강화, 종합부동산세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등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규제로 얼어붙었던 시장이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점대비 가격이 급락한 일부 재건축 단지 외엔 거래량이 많지 않아 본격적인 상승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재건축 단지 거래 많지 않아…본격적인 상승? '글쎄'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는 9·13대책 이후 적체됐던 급매물이 지난 3, 4월 두 달간 25건 이상 팔리며 호가가 상승했습니다.

 

특히 전용면적 76㎡의 경우 지난 3월, 16억2000만원에서 팔리기 시작해 현재 18억2000만원 선으로 2억원 가량 올랐는데요.

 

앞서 지난해 최고가 19억2000만원에서 3억원 정도 떨어졌다가 다시 2억원 회복한 모습입니다.

 

강남구의 대표 재건축 아파트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최근 급매가 빠르게 팔려나가면서 전용 76.79㎡ 호가가 16억5000만∼17억원까지 올랐습니다.

 

9·13대책 이후 15억원대 급매물이 소진되며 다시 1억원 이상 올랐는데요. 9·13대책 이후 관망하던 대기수요자들이 최근 싼 매물을 중심으로 매수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지난달 30∼40채 거래됐는데요. 대출이 대폭 강화된 가운데 대부분 현금 부자들이 장기 투자로 생각하고 매수대열에 합류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도 지난달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일부 상가·세입자 이주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거래가 늘었는데요. 올해 저점 대비 1억원 올라 36㎡의 경우 14억2000만원, 42㎡는 16억2000만∼16억5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대출 규제 강화…일부 현금부자, 장기 투자 목적으로 재건축 급매물 매입한 듯

 

이러한 움직임으로 지난주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강남구 아파트값은 28주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6개월여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습니다.

 

다만 9·13대책 후에도 재건축 단지만큼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던 일반 아파트는 거래가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비(非)강남권도 최근 들어 매수 문의가 조금씩 늘면서 급매물이 한두 건씩 팔리고 있으나, 가격이 뛰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입니다.

 

마포구 아현동 래미안푸르지오는 최근 84.59㎡가 고점(15억원) 대비 1억4000만원 싼 급매물이 13억6000만원에 팔린 뒤 아직 추격 매수세는 잠잠한데요.

 

서울 강남구 소재 은마아파트 상가 내 공인중개사무소 앞에 시세표가 붙어 있다. 뉴시스

 

3월 일부 급매물이 팔린 뒤 추격 매수세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마포구 신수동 신촌숲 아이파크는 조망권이 있는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저가 매물만 1~2건씩 팔린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입니다.

 

노원구 상계동도 최근 매수 문의가 일부 늘었으나 싼 매물만 찾고 있는데요. 예년 대비 매수세가 약한 편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용산구 한강로2차 벽산메가트리움 전용 84㎡는 작년 최고가(13억50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낮은 12억3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와 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저가 매물만 꾸준히 거래…시세 급등 가능성 낮아"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은 낙폭이 큰 재건축 급매물을 중심으로 대기수요가 움직인 영향이 크다고 말합니다. 거기에 3, 4월 이사철을 맞아 신혼부부 등 계절적 수요가 가세하며 저가 소형 아파트 거래도 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건수는 총 2400건으로 4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저치지만, 월별로는 작년 12월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많습니다.

 

향후 집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입니다.

 

무엇보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대출 규제가 강화돼 있어 지난해처럼 다주택자들이 계속해서 집을 살 수 있는 여건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내년부터는 1주택자도 2년 거주해야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거주가 어려운 절세 매물이 하반기부터 추가로 나올 수 있습니다.

 

하반기 국내 경기 회복 여부도 지켜봐야 할 변수입니다.

 

전문가들은 저가 매물은 꾸준히 팔리겠지만, 거래량 자체가 워낙 적어 가격 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